HBM4 성패 '플럭스리스'에 달렸다...한화·한미 경쟁 본격화

  • 한화세미텍, 플럭스리스 연구개발 위한 조직 개편

  • 한미반도체는 올 하반기 장비 출시 전망

  • HBM4 12단 수율 확대 기대감

사진아주경제DB
김동선 한화세미텍 미래비전총괄 부사장(왼쪽)과 곽동신 한미반도체 회장. [사진=아주경제DB]

고대역폭메모리(HBM)가 12단 이상 고적층화되면서 D램칩 사이에 있는 '플럭스'를 없애는 '플럭스리스(Fluxless)' 공법이 주목받고 있다. 이에 맞춰 한화세미텍, 한미반도체, ASMPT 등 후공정 장비 업체들은 기존 열압착 장비인 TC본더를 플럭스리스 본더로 전환하기 위한 연구개발과 제품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 계열 반도체 장비 업체인 한화세미텍이 최근 플럭스리스 본더 등 차세대 반도체 장비 개발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우선 차세대 반도체 개발 전담 조직인 '첨단 패키징장비 개발센터'를 신설하고 기술 인력을 대폭 늘렸다. 신설한 개발센터는 플렉스리스본더와 하이브리드 본더 등 신기술 연구개발과 상용화에 집중한다.

플럭스리스 본더는 HBM 결합 공정에서 D램칩을 연결하는 '마이크로 범프'에 부착돼 칩 정렬과 산화막 제거 역할을 하는 플럭스 없이 칩 사이에 채운 '에폭시몰딩컴파운드(EMC)'를 굳히는 장비다. 하이브리드 본더는 마이크로 범프마저 없애고 구리판을 이용해 칩과 칩을 바로 연결하는 장비다.

두 장비가 차세대 TC본더로 주목받는 이유는 HBM 두께를 유지하면서 D램칩을 최대한 많이 쌓는 게 메모리 업체 핵심 기술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D램칩 자체 두께를 얇게 하기 힘든 상황에서 칩을 효과적으로 많이 쌓으려면 칩 사이에 채운 물질을 줄이는 게 최선이다. 

업계에선 마이크로 범프를 없애는 기술 난도가 높아 하이브리드 본더 상용화에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본다. 때문에 향후 HBM 12~16단 적층에는 기술 난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플럭스리스 본더가 널리 사용될 전망이다. 6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4) 등 12단 이상 적층하는 차세대 HBM을 양산할 때 열압착 과정에서 칩 사이에 채운 물질이 문제를 일으켜 수율이 떨어지는 이슈도 플럭스리스 본더 상용화에 대한 기대감이 큰 이유 중 하나다. 

증권가에선 플럭스리스 본더 공급가가 TC본더보다 20~30% 높은 만큼 기술이 상용화되면 후공정 장비 업체 실적 개선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화세미텍은 이번 조직 개편으로 플럭스리스 본더와 하이브리드 본더 사업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에선 올 하반기 중 한화세미텍의 첫 플럭스리스 본더가 공개될 것으로 예측한다.

한미반도체와 ASMPT도 올해 초 제품 라인업에 플럭스리스 본더를 추가했다. 특히 한미반도체는 올 하반기 중 플럭스리스 본더를 출시할 예정이다.

세 업체가 플럭스리스 본더 출시에 속도를 내는 이유는 주요 고객사인 SK하이닉스가 내년 HBM4 양산을 위해 플럭스리스 본더를 대규모로 발주할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또, 삼성전자와 마이크론도 12단 이상 HBM 수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기존 비전도성접착필름(NCF) 공법 대신 플럭스리스 공법을 도입할 것이란 예측이 나오는 만큼 고객사 확대 효과가 생길 가능성도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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