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오는 8일이나 9일 '지각을 뒤흔들 소식'을 발표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주요 외신들은 다음 주 중동 순방과 관련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AP통신, 폭스뉴스 등 외신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8일이나 9일 중으로 매우 중요한 주제에 대해 매우 큰 발표를 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백악관에서 열린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 특사 취임 선서식에서도 발언 내용에 대해 "지각을 뒤흔드는 소식"이라고 재차 확인했다. 그는 "이는 무역에 관한 것이 아니라 다른 것에 관한 것"이라며 "미국과 미국인을 위해 정말 지각을 뒤흔들 긍정적 발전이 될 것이며 이는 앞으로 며칠 내로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발표 내용이 무엇인지 트럼프 대통령의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지만 인도-파키스탄 휴전, 비트코인, 인공지능(AI) 투자, 그린란드 합병, 국부 펀드, 새로운 관세, 북한 관련 이슈와 관련이 있을 것이라는 등 다양한 추측들이 제기됐다. 그중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 주 중동을 방문하는 만큼 중동 이슈와 관련이 있을 것이라는 추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가자지구 휴전, 예멘의 친이란 반군 후티와의 휴전 등이 거론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3~16일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를 방문해 걸프 국가들과 중요한 상업 및 방위, 항공 등의 대규모 계약을 논의할 예정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의 순방국들이 미국과 방산, 항공, 인프라, 기술 등 각 분야에 걸쳐 총 3조 달러(약 4187조7000억원)에 달하는 계약을 발표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2017년 중동 방문 당시 이룬 투자 규모 4000억 달러(약 558조3600억원)를 크게 웃도는 금액이다.
이와 관련해 카타르 항공은 보잉 787 드림라이너 약 100대와 777X 제트기 매입 등을 포함한 대규모 계약을 준비 중이다. 플라이두바이도 카타르 항공과 함께 787 드림라이너에 장착할 제너럴일렉트릭(GE)의 엔진 약 70대 구매 계약 체결을 추진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미국에 1조 달러를 투자할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는 모하메드 빈 살만 왕세자가 앞서 4년간 600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제안한 것보다 더 큰 규모다.
UAE는 향후 10년간 AI 인프라, 반도체, 에너지, 제조업에 1조400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약속한 상황이다. 이 중 1000억 달러는 트럼프 대통령과 관련된 벤처에 투자될 것이라고 블룸버그가 전했다.
또한 무기 판매 역시 주요 의제로 부상할 전망이다. 미국은 최근 사우디아라비아에 35억 달러 규모의 무기 판매를 승인했으며 여기에는 AIM-120C-8 공대공 미사일 1000기와 50개의 유도 장치 등이 포함됐다. 이 밖에도 사우디아라비아는 보잉 F-15EX 전투기 구매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미국이 여러 국가와 무역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나왔다며 무역과 관련된 내용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WP는 행정부 관계자들을 인용해 인도, 일본, 한국이 가장 먼저 미국과 무역 협정을 체결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반면 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역사와 관련 있는 '페르시아만'의 미국 내 표기를 '아라비아만'으로 바꾸라는 행정명령을 내릴 것이라고 2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미국과 껄끄러운 관계에 있는 이란 이름 대신 최근 미국과의 관계가 순탄한 아라비아의 이름을 붙인다는 것이다.
이외에 뉴욕타임스(NYT)는 "실제로 구체적인 뉴스는 제공하지 않고 언론의 관심을 끌기 위해 선거 유세와 대통령 재임 기간 휘둘러 온 트럼프의 쇼맨십을 보여주는 확연한 사례"라고 평가했고, 뉴욕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 조차도 그 발표 내용이 무엇인지 전혀 감을 잡지 못하고 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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