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첫 협상장소는 스위스...왜?

  • 10~11일 베선트-허리펑 스위스서 회동

  • '스위스 방문 계기' 강조..."기대치 낮추기 위한 것"

  • 베선트 "대규모 합의보다는 긴장 완화 중점"

  • 中 "美 대화 성의 보여야"...관세 대응 부양책 발표도

미국 성조기와 중국 호성홍기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성조기와 중국 오성홍기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출범 이후 관세 공방을 이어온 미국과 중국이 스위스에서 첫 무역 협상에 나선다. 다만 협상 장소가 미국이나 중국이 아닌 스위스인 점 등에 비춰볼 때 이번 협상에서는 양측이 눈에 보이는 성과를 내기보다는, 대화의 첫 단추를 끼우는 데 의미를 둘 것이라는 분석이다. 중국은 미국과의 협상과는 별도로 트럼프 관세 대응을 위한 대규모 부양책도 발표했다.

7일 미 재무부와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과 허리펑 중국 부총리는 오는 10~11일 관세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스위스에서 회동한다. 미국 측에서는 제이미슨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도 참석할 예정이다. 

미중 양측은 베선트 장관과 허 부총리가 9일 스위스를 방문해 카린 켈러 주터 스위스 대통령과 만날 예정이라면서 이번 회동이 미중 무역 협상만을 위한 것이 아닌 스위스 방문 계기에 성사된 점을 부각했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에 최대 145%의 관세 부과를 발표하고 중국이 125%의 보복 관세를 부과한 이후 양국 간 첫 공식 무역 협상인 만큼, 뚜렷한 성과 없이 마무리될 가능성 등 여러 리스크를 피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아시아소사이어티의 리지 리 중국 경제 연구원은 닛케이아시아에 양측이 회동 장소로 스위스를 선택한 데 대해 “독립적인 미중 협상보다는 더 포괄적인 유럽 순방의 일부로 보이게끔 할 수 있다”면서 “기대치를 낮추고, 양국 중 어느 쪽이 양보한 것인지에 대한 논란을 시각적으로 약화시키고, 양국 모두 체면을 지키면서 소통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베선트 장관은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중국과 회담에서) 대규모 무역 합의보다는 긴장 완화에 중점을 둘 것”이라며 “앞으로 나아가기 전에 우리는 먼저 긴장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전 세계가 미국으로 향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은 잃어버린 조각이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디커플링(탈동조화)이 아닌 공정한 거래”라며 중국과 협상 의지를 강조하기도 했다.

반면 중국은 미국보다 더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중국 상무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미국은) 대화에서 성의를 보이고 잘못을 바로잡고, 중국과 타협하며 평등한 협상을 통해 양측의 우려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말과 행동이 다르거나 심지어 대화라는 명목으로 강압과 협박을 계속 시도한다면 중국은 결코 응답하지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미국과의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는 게 협상 타결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선을 그은 것이다.

다만 양측이 대화 물꼬를 튼 것만으로도 큰 진전이라는 평가다. 리 연구원은 회동에 대해 “작지만 강력한 움직임”이라면서 “아무도 극적인 돌파구가 마련될 것이라고 기대하지는 않지만 특히 현 단계에서는 협상 테이블에 앉으려는 의지 자체가 중요하다”고 짚었다.

한편 중국은 미국과의 협상과는 별도로 트럼프 관세에 대비하기 위한 내수 진작에도 나섰다. 판궁성 중국 인민은행 총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금융기관 지급준비율과 정책금리를 각각 0.5% 포인트(P), 0.1%P 인하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또 기술 혁신, 소비 촉진, 노인 복지 등에 대한 자금 지원 한도를 총 1조1000억 위안(약 213조원) 늘리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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