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8일 대미 보복관세 공개 예고..."美보잉도 포함"

  • EU "균형 재조정 조치와 다음 준비 단계를 발표할 것"

유럽의회에서 열린 제2차 세계대전 종전 80주년 기념식 기사와 무관한 사진 사진AFP·연합뉴스
유럽의회에서 열린 제2차 세계대전 종전 80주년 기념식. 기사와 무관한 사진. [사진=AFP·연합뉴스]


유럽연합(EU)이 미국과 관세 협상이 불발할 경우를 대비해 추가 보복관세 계획을 오는 8일(현지시간) 공개할 예정이다. 이 조치에는 미국 항공기 제조업체 보잉도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싱가포르를 방문 중인 마로시 셰프초비치 EU 무역·경제안보 담당 집행위원은 7일 현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분명히 미국과 협상이 최우선이지만 어떤 대가를 치르면서까지 협상을 지속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모든 시나리오에 대비하기 위한 준비를 계속하고 있다”며 “8일에는 가능한 균형 재조정 조치와 향후 추가 논의에서 중요한 분야에 대한 다음 준비 단계를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균형 재조정 조치는 EU가 미국의 관세로 인해 입은 피해 규모에 비례해 부과하는 보복성 관세 조치를 의미한다.
 
EU 집행위의 파울라 핀호 수석 대변인도 앞서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8일 출입기자단을 대상으로 대미 무역을 주제로 한 테크니컬 브리핑(익명을 전제로 한 정책 설명)을 연다고 예고했다.
 
현재 EU는 미국과 협상 실패 시 미국산 수입품에 최대 1천억 유로(약 157조원) 규모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는 EU가 지난달 시행하려다 협상을 위해 보류했던 보복관세 계획(210억 유로)의 약 5배에 달하는 규모다.
 
셰프초비치 집행위원은 전날 유럽의회에 출석해 미국이 계획대로 관세를 전면 시행할 경우 EU가 부담해야 할 비용이 최대 1000억 유로에 달할 수 있다며 “이런 상황에 대비한 조치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이번 추가 관세 패키지는 단순히 철강·알루미늄 관세의 피해 액수에 국한됐던 이전 대응과 달리 미국이 향후 시행할 수 있는 다양한 관세 조치 전반을 고려해 더 광범위하게 설계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패키지에는 미국 항공기업 보잉도 추가 관세 대상으로 포함됐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 블룸버그 통신이 복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항공우주 관련 제품은 미국의 대(對) EU 주요 수출 품목 중 하나다.
 
셰프초비치 집행위원이 연일 공개적으로 '협상 불발 대비책'을 언급하면서 미국과의 관세 협상이 지지부진한 상황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다만, EU의 보복관세 방안은 협상 결렬을 전제로 하고, 실제 시행을 위해서는 EU 회원국 간의 합의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이번 발표는 미국을 압박하기 위한 일종의 경고 메시지라고도 풀이된다.
 
앞서 EU는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별 상호관세 부과 결정을 90일 유예하자, 철강 관세에 대응한 보복관세 시행 계획을 7월 14일까지 잠정 보류했다. 이후 지난달 14일부터 공식적인 관세 협상에 착수했으며, 현재 각급 실무 협상이 이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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