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하이퐁, 2024년 지방경쟁력지수 1위…행정개혁과 장기전략의 결실

  • 행정투명성·기업친화성 평가에서 고득점…GRDP·FDI 성과로 베트남 북부 산업거점 도약

베트남 하이퐁 내 DEEP C 산업단지 사진베트남통신사
베트남 하이퐁 내 딥씨(DEEP C) 산업단지 [사진=베트남통신사]


LG를 비롯해 다수 한국 기업이 진출해 있는 베트남 하이퐁(Hai Phong)이 2024년 베트남 지방경쟁력지수(PCI) 1위에 오르며 행정개혁과 투자환경 개선의 성과를 입증했다. 지역내총생산(GRDP) 고성장과 외국인직접투자(FDI) 유치 확대에 힘입어 동북부 경제 허브로 도약을 본격화하고 있다.

8일 베트남 현지 매체 VN익스프레스에 따르면, 하이퐁시가 2024년 베트남 지방경쟁력지수(PCI)에서 74.84점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전국 1위에 올랐다. 기존 상위권을 유지하던 꽝닌성을 제치고 정상에 오른 것으로, 4년 연속 3위권 내 진입 성과이기도 하다.

지방경쟁력지수는 2005년부터 베트남 상공회의소(VCCI)가 매년 발표해 온 지표로, 지방정부의 기업친화도, 행정개혁 성과, 법적 안정성 등을 평가하는 주요 지표다. 특히 하이퐁은 올해 PCI뿐 아니라 행정개혁지수(PAR Index), 공공서비스 만족도지수(SIPAS)까지 포함한 3대 지표에서 모두 1위를 기록해 종합적 행정역량을 인정받았다.

올해 PCI 보고서에 따르면 하이퐁은 10개 평가 항목 중 7개에서 두드러진 개선을 보였다. 시장 진입 용이성, 토지 접근성, 행정 투명성, 비공식 비용 절감, 공정 경쟁, 정책 실행 역량, 법제 환경 등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으며, 특히 하이퐁경제구역관리부가 주도한 ‘원스톱 민원창구’ 시스템이 높은 만족도를 이끌어냈다.


브루노 야스파에르트(Bruno Jaspaert) 주베트남 유럽상공회의소 회장 겸 하이퐁 딥씨(Deep C) 산업단지 대표는 “하이퐁의 행정 정보 공개 및 절차 개선은 장기적이고 일관된 노력의 결과”라고 평가했다.

과거 하이퐁의 경쟁력지수는 하위권에 머물렀다. 2006~2011년 사이 PCI 순위는 36위에서 48위를 오르내렸다. 그러나 2019년 이후부터는 매년 23위권을 유지하며 상위권으로 도약했고, 올해 마침내 1위를 차지했다. 시 정부는 매년 PCI 10개 항목을 분석해 기관별로 맞춤형 개선안을 수립·집행해 왔다.

레띠엔쩌우(하이퐁시 당서기장)는 “PCI는 하이퐁의 정책 ‘레이더’ 역할을 하고 있다”며 “지속적인 혁신과 관리 효율 제고를 통해 기업 피드백 기반의 행정을 실현하고 있다”고 밝혔다.

행정개혁 외에도 2024년 하이퐁은 전체 행정 절차의 100%를 전자화된 '원스톱 센터'에서 접수하고, 공공요금·수수료 일부를 감면하는 정책을 시행했다. 최근 설문조사에 따르면, 시내 기업 및 소상공인 96% 이상이 ‘경영환경 개선 효과’를 체감했다고 답했다.

이 같은 정책은 지역 경제 성장에도 기여하고 있다. 하이퐁의 2024년 1인당 GRDP는 8665달러(약 1212만원)로 전국 평균의 두 배에 달한다. GRDP는 지난 10년간 매년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갔으며, 지방 세수는 2022년 이후 매년 100조동(약 5조5천억 원) 이상을 기록 중이다.

외국인직접투자(FDI) 유치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2024년 하이퐁은 50억 달러(약 6조9815억 원)의 신규 FDI를 유치해 목표치를 초과 달성하며 전국 5위권 내를 유지했다. 삼성, LG, 딥씨 등 다국적 기업의 본사·공장 설립이 잇따르며 공급망 중심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앞으로 하이퐁시는 디지털 정부 구축과 전략 인프라 확충에 집중할 계획이다. 남도선(Nam Do Son) 항구, 띠엔랑(Tien Lang) 국제공항, 하노이~하이퐁 고속철도, 스마트 물류망 등 핵심 사업이 추진 중이다. 이와 함께 지역 민간기업의 글로벌 공급망 참여도 지원하고 있다.

또한, 베트남 정부는 하이퐁과 하이즈엉의 ‘직할시 통합’ 장기계획을 검토 중이며, 하이퐁을 북부 경제벨트의 핵심 거점으로 육성할 방침이다. 제도 개선, 고속 성장, 투자유치 성과를 바탕으로 하이퐁은 향후 해외 투자자들의 전략적 거점으로 더욱 주목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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