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로 나타난 수출 여건 악화…KDI "경기하방 압력→경기 둔화"

  • 5월 경제동향…2023년 2월 이후 27개월 만에 경기 둔화 언급

 
 29일 경기도 평택항에 수출용 자동차가 세워져 있는 모습
지난 4월 29일 경기도 평택항에 수출용 자동차가 세워져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우리 경제가 경기 둔화에 들어섰다고 진단했다. 주요 원인으로는 수출 둔화와 건설업 부진이 꼽혔다.

KDI는 12일 발표한 경제동향을 통해 "최근 우리 경제는 대외 여건이 급격히 악화되면서 경기 둔화를 시사하는 지표가 나타나고 있다"며 "건설업 부진이 내수 회복을 제약하는 가운데 통상 여건 악화로 수출이 둔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앞서 KDI는 지난달까지 넉달 연속 경기 하방 위험이 커졌다고 평가했지만 이번달에는 경기 둔화 시사 지표가 나오고 있다고 수정했다. KDI가 경기 둔화를 언급한 것은 2023년 2월 이후 27개월 만이다. 

수출 여건 악화가 경기 둔화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KDI는 "일평균 수출이 대미수출을 중심으로 감소하는 등 관세 인상의 영향이 반영되고 있다"며 "세계경제에 대한 전망이 하향 조정되는 가운데 통상 정책 관련 불확실성이 높게 유지되며 기업심리는 낮은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고 강조했다. 

수출 여건 악화는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 수출은 3.7% 증가했으나 일평균 기준으로는 0.6% 줄었다. 품목별로는 대미 자동차와 대미 철강 수출이 각각 20.7%와 11.6% 감소했다. 이는 각각 25%의 관세가 붙는 품목이다. 

건설업도 경기 둔화를 초래했다. KDI는 "반도체와 전자부품 생산이 늘며 광공업 생산이 크게 확대됐다"며 "건설업생산의 부진이 지속되고 서비스업생산, 정보통신업 등을 중심으로 증가폭이 축소됐다"고 진단했다.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는 소비도 회복이 요원하다. 이에 대해 KDI는 "개별소비세 인하에 따라 승용차가 높은 증가세를 보이면서 소매판매가 증가하는 등 상품소비 부진이 부분적으로 완화하고 있다"며 "서비스소비는 숙박·음식점업 등 주요 업종을 중심으로 부진한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지난 4월 소비자심리지수는 전월(93.4)보다 높은 93.8을 기록했으나 여전히 기준치를 하회하고 있다. 

내수 부진이 지속되면서 고용 여건도 좋지 않다. 건설업과 서비스업 위주로 노동수요가 감소하며 고용이 둔화되고 있다. 3월 취업자 수는 서비스업 고용 증가에도 19만3000명 증가에 그쳤다. 특히 청년층을 중심으로 실업률이 상승하는 모습이다. 

소비자물가는 수요 압력이 낮게 유지되면서 둔화 흐름을 보이고 있다. 4월 소비자물가는 상품과 서비스 가격 모두 하락하며 2.1% 상승을 기록했고 근원 물가도 2.1% 상승했다.

금융시장은 국내 정치 상황 및 미국 관세정책 변화에 따라 변동성은 여전히 큰 상황이다. 원·달러 환율은 일단 변동폭이 확대됐고 코스피 200변동성 지수도 높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다. 국고채 금리도 경기 둔화 우려로 인해 전월 말(2.57%) 대비 하락한 2.27%를 기록했다. 

글로벌 통상환경 악화 우려도 확대되고 있다. KDI는 "상품교역의 증가폭이 축소되고 제조업 업황과 소비 관련 심리지표도 부진한 흐름을 지속하는 등 글로벌 경기 둔화 가능성이 확대되고 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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