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베트남이 코로나19 이후 최대 규모의 국제관광객 유치 성적을 기록했다. 전자비자 확대 등 정책 개선과 해양관광지 중심의 인프라 강화가 관광 산업 성장에 기여한 모습이다.
12일 베트남 호찌민시 인민의소리방송에 따르면 2024년 베트남 관광산업은 약 1750만명의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며 전년 대비 약 39% 증가한 성과를 기록했다. 이는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기록한 사상 최고치(1800만명)에 근접한 수치로, 팬데믹 이후 가장 높은 회복세다.
이번 성장은 베트남 정부의 관광 이미지 홍보 강화, 비자 제도 개선, 다변화된 시장 개척 노력 등 복합적인 정책의 성과로 평가된다. 특히 2024년 한 해 동안 베트남을 찾은 한국 관광객은 약 457만명으로 전체 외국인 관광객의 약 26%를 차지해 1위를 기록했다. 한국인은 방문객 수뿐 아니라 체류 기간과 지출 규모에서도 상위를 기록하며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베트남과 한국 간 문화적 유대가 깊어지면서 한국 관광객의 베트남 여행은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 음식, 음악, 뷰티, 오락 등에서 문화적 친숙도가 높아지면서 한국 관광객은 현지 문화에 쉽게 적응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에 맞춰 베트남 각지 관광업계는 한국어 표기 간판 설치, 한국식 식당 확대, 한국어 가능 가이드 육성 등 맞춤형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다낭, 푸꾸옥, 나트랑 등 해안 지역은 직항 노선과 현대적 관광 인프라, 온화한 기후 등으로 특히 젊은 세대 한국인 관광객에게 인기다.
한편, 중국 시장도 빠르게 회복 중이다. 2023년 3월 단체 관광이 재개된 이후 중국인 관광객 수는 점진적으로 늘어났고, 작년에는 베트남 방문 관광객수가 370만명(21.3%)으로 한국에 이어 2위를 나타냈다. 올해에도 1분기 기준 약 195만명이 베트남을 찾아 전체 외국인 관광객의 약 25%를 차지했다. 이에 중국은 베트남의 주요 관광 시장으로 관광정책과 홍보 전략의 영향을 크게 받는 민감한 특성을 지닌다.
러시아 관광객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2025년 1~4월 베트남을 방문한 러시아인 여행객은 약 16만60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0% 증가했다. 베트남은 타국 대비 저렴한 여행 비용과 연중 온화한 해변 기후, 올인클루시브 패키지(숙박, 식사 및 다양한 서비스가 모두 포함된 패키지)로 러시아 중장년층의 선호도를 끌어올리고 있다. 모스크바, 이르쿠츠크, 블라디보스토크 등에서 냐짱(나트랑), 푸꾸옥, 붕따우로 향하는 전세기 재개도 관광 수요 확대에 일조했다.
베트남의 전자비자 제도 개편도 외국인 관광객 유입을 촉진하는 요인이다. 전자비자 발급 대상이 80여 개국으로 확대되고, 체류 기간도 최대 90일까지 연장됐다. 전략적 시장을 대상으로 한 비자 면제 정책도 더해지면서 베트남의 국제 관광 경쟁력이 제고됐다.
베트남 정부는 현재의 성장세를 기반으로 올해 외국인 관광객 2200만~2300만명 유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통해 관광산업을 명실상부한 전략산업으로 육성하고, 국가 경제 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자리매김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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