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이버가 인공지능(AI) 기술 경쟁력 확보의 일환으로 글로벌 진출을 위한 조직 체제를 정비하고 있다. 최근 최고경영자(CEO) 직속으로 3개 조직을 신설하고, 국가별 맞춤형 전략 방안을 세워 효율적인 해외 공략에 나선다.
하지만 최근 신설 부문 대표로 과거 직장 내 괴롭힘 문제로 회사를 떠났던 최인혁 전 최고운영책임자(COO)의 복귀를 공식화하며 회사 노조의 거센 반발에 부딪혔다. 한동안 잡음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16일 네이버에 따르면, 오는 19일 최수연 CEO 직속으로 '테크비즈니스' 부문을 신설하고, 인력 배치 등 조직 체제를 정비한다.
신설 부문은 그간 네이버가 집중하지 못했던 인도, 스페인 등 신규 해외 시장을 개척한다. 앞서 네이버는 2023년 스페인 온라인 중고거래 플랫폼 '왈라팝'에 1000억원을 투자해 최대주주에 등극하는 등 유럽에서 존재감을 키웠다. 헬스케어 분야에 AI 기술을 접목한 새로운 사업 기회도 모색한다. 그간 헬스케어 관련 기술 개발에 매진해왔다면, 이제는 사업화를 통한 수익성 강화에 힘을 쏟겠다는 것이다.
신설 부문을 이끌 수장으로 최인혁 네이버 전 최고운영책임자(COO)가 내정됐다. 최 대표는 네이버 창립 멤버로, 개발부터 서비스 운영, 비즈니스, 경영 등 전반적인 분야에서 폭넓은 경험과 이해도를 갖추고 있다.
IT 기술 기반으로 검색 서비스 강화 및 광고 상품 개발 등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었고, 신규 사업 발굴 등 회사의 성장 기반 마련에 기여한 인물이라고 회사 측은 밝혔다. 최 대표는 지난 2023년 대웅그룹 사외이사로 활동하는 등 제약·바이오 분야 경영 노하우를 가지고 있고, 헬스케어 사업 추진을 위한 기술 전문성을 갖춘 적임자라는 평가다.
네이버는 '현지화 전략'에 초점을 두고 있다. 이를 위해 테크비즈니스 부문을 포함한 총 3개 부문의 대표 직속 조직을 신설했다. 채선주 대외·ESG 대표가 이끌고 있는 '전략사업' 부문은 중동지역 및 아프리카 지역을 대상으로 기업과 정부간 거래(B2G)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전략투자' 부문은 북미지역을 중심으로 개인간거래(C2C) 및 북미 스타트업 투자에 주력한다. 김남선 전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이끌고 있으며, 미국 실리콘밸리 등 기술 기업 투자를 통해 성장동력을 발굴할 계획이다.
하지만 노조의 거센 반발은 해결 해야 할 과제다. 4년전 직장 내 괴롭힘 사건과 관련된 최 대표가 복귀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노조는 그의 복귀에 반대하는 성명을 냈다.
네이버 노조는 "직장 내 괴롭힘 사건의 책임이 있는 최인혁 전 COO의 복귀에 반대한다"면서 "직장 내 괴롭힘을 방조한 경영진이 제대로 책임도 지지 않았는데 아무렇지도 않은 듯 복귀하는 것은 수천 명 구성원의 신뢰를 져버리는 행위이며 재발 방지를 하겠다는 약속을 어기는 행위"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노조는 테크비즈니스 부문 출범일인 19일 오전 8시 30분, 경기시 네이버 사옥에서 최 대표 복귀 반대 피켓팅을 열 예정이다.
앞서, 지난 2021년 5월 직장 내 괴롭힘 영향으로 한 직원이 사망하는 사건이 있었다. 당시 최 대표는 도의적 책임을 지고 COO와 비즈CIC 대표 직위는 물론, 네이버파이낸셜 대표·해피빈 대표도 사퇴하며 2022년 4월 네이버를 완전히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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