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외국인 학생 등록 차단…美 경제·대학재정 '이중 타격' 우려

  • 유학생, 학비 전액 부담하는 경우 많아 재정 기여도 높아

  • 주거비, 식비, 서적 구매 등으로 美 내 소비에 큰 몫 차지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건물 사진로이터연합뉴스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건물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하버드대 외국인 학생 등록을 차단한 가운데, 이 조치가 확대될 경우 미국 대학 재정은 물론 국가 경제 전반에도 타격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뉴욕타임스(NYT)는 23일(현지시간) 전날 트럼프 정부가 하버드대에 대해 내린 학생과 교환 방문자 프로그램(SEVP) 인증 취소 조치는 하버드대뿐만 아니라 유학생 비중이 큰 대학에 큰 타격이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내 유학생 비율이 가장 높은 대학은 일리노이 공과대학으로, 전체 학생의 51%가 외국인이다. 카네기멜런대(44%), 노스이스턴대(40%), 컬럼비아대(40%), 존스홉킨스대(39%), 뉴욕대(37%), 캘리포니아공대(32%), 시카고대(31%), 보스턴대(30%) 등도 유학생 비중이 높은 주요 대학들이다.
 
한때 유학생 비율은 대학의 국제적 명성과 재정 여력을 나타내는 지표로 여겨졌지만, 트럼프 행정부에서는 오히려 취약점이 된 것이다.
 
지난 20년간 중국, 인도 등 신흥국의 소득 증가로 미국 유학 수요가 꾸준히 증가했으며, 미국 공립대학들도 주 정부의 교육 예산 감소를 보완하기 위해 등록금 수익이 큰 유학생 유치에 적극 나섰다. 유학생은 대부분 학비를 전액 부담하는 경우가 많아 재정 기여도가 높다.
 
국제교육연구소(IIE)의 미르카 마르텔은 미국 학생들은 대학이나 연방정부 프로그램으로부터 직접적으로 지원을 받는 경우가 많고 공립대의 경우 같은 주 출신 학생들은 수업료가 더 낮다며 결과적으로 외국인 학생들은 미국인 학생들보다 1.5배 이상 많은 등록금을 납부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대학 재정뿐만 아니라 미국 학생들의 학비 절감에도 도움이 된다. NYT는 유학생 수 감소는 대학 재정 악화, 시설·연구 투자 축소, 인재 양성 시스템의 교란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했다.
 
경제적 측면에서도 파장은 크다. 고등교육은 미국의 주요 '수출 품목' 중 하나로, 유학생들은 교육비 외에도 주거비, 식비, 서적 구매 등으로 미국 내 소비에 큰 몫을 차지한다.
 
비영리 국제교육자협회(NAFSA)에 따르면, 2023~2024학년도 기준 미국 내 약 110만명의 유학생이 미 경제에 기여한 규모는 약 430억 달러(약 59조원)에 달했다. 주요 지출 항목은 등록금과 주택 관련 비용이었다.
 
캘리포니아대 경제학자 가우라브 칸나는 "(미국은) 상품 무역에서는 중국과 적자를 보지만, 고등교육과 같은 서비스 무역에서는 상당한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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