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트럼프, EU 50% 관세 유예…'오락가락' 통상정책 속 불확실성 여전

  • EU 관세 부과 일정 6월1일에서 7월9일로 유예 합의

  • 닐 카시카리 연은 총재 "트럼프 정책 불확실성 경제 활동에 부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미국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합동기지에 도착해 주먹을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미국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합동기지에 도착해 주먹을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내달 1일부터 유럽연합(EU)에 부과하겠다고 경고했던 50% 관세를 7월 9일까지 유예하겠다고 밝혔다. 무역전쟁 우려가 고조되던 가운데 극적으로 '숨 고르기'에 들어간 셈이지만,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오락가락' 통상정책에 따른 불확실성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25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과 전화 통화를 한 이후 대EU 관세를 유예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뉴저지주 모리스타운 공항에서 워싱턴으로 향하기 전 기자들과 만나 "(폰데어라이엔 위원장과) 좋은 통화를 나눴고, 일정을 조정하기로 합의했다"며 대EU 관세 부과 일정을 종전 6월 1일에서 7월 9일로 옮기는 데 동의했다고 말했다. 
 
이에 미국과 EU 간 무역 갈등 국면이 일단락된 모습을 보인 가운데 26일 글로벌 금융시장은 안도 심리 속에 전반적으로 반등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3일 EU와의 무역 협상이 지지부진하다며 내달 1일부터 50% 관세를 매기겠다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하지만 이틀 만에 ‘유예 카드’를 꺼내 들며 한발 물러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외부 경제 자문으로 알려진 스티븐 무어 헤리티지재단 선임 방문 연구원은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의 발언은 EU가 "협상할 준비가 됐다"는 "긍정적 신호"였다고 FT에 말했다. 이어 미국과 EU의 협상이 "트럼프가 원하는 만큼 빠르게 진행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이는 화해의 선물"이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대EU 관세를 유예한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약속한 4월 9일부터 7월 8일까지 90일간의 상호관세 유예 기간도 어느덧 반환점을 돈 가운데 관세 불확실성은 여전한 모습이다. 실제로 EU는 에너지·통신·반도체·철강 협력 및 농산물 시장 개방 등을 협상 테이블에 올렸지만, 트럼프 측은 관세보다 비관세 장벽 철폐를 우선순위로 삼고 있다. EU 또한 '기본관세 10% 유지'라는 영국과의 합의 수준 이상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라 양측의 입장 차가 큰 상황이다.
  
닐 카시카리 미국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26일 블룸버그 TV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 등으로 인해 상당한 불확실성이 있다며 "이러한 불확실성이 경제 활동에 부담을 주고 있으며, 우리가 통화 정책의 방향성을 결정하는 데 어려움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9월까지 상황이 충분히 명확해질지에 대해서 지금으로선 확신할 수 없다"며 "미국과 다른 국가 간 무역협정이 체결된다면, 우리가 찾고 있는 명확성이 확보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의 관세 공방에서도 그랬던 바와 같이 관세 부과 및 유예를 쉽게 번복하는 등 '오락가락' 정책에 따른 불확실성도 부각되고 있다. 영국 투자은행 바클레이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대EU 관세를 언급한 후 유예한 것은 "협상 전략 측면이 크다"며 "미국은 관세에 있어 아직 다음 페이지로 넘어가지 않았고, 추가적인 무역정책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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