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원이 다른 가성비로 '대륙의 실수'라는 애칭을 얻은 중국 샤오미가 삼성·애플의 대형 매장이 자리한 서울 여의도 한복판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연다. 까다로운 한국 소비자를 상대로 글로벌 브랜드와 실력으로 겨뤄 보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중국 전자 기업들이 '메이드 인 차이나=값싼 제품' 공식을 파괴하며 국내에서 영향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삼성·LG 등 토종 업체의 안방 사수 전략에 이목이 쏠린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샤오미는 다음 달 중 서울 여의도 IFC몰 지상 2층에 국내 첫 오프라인 매장 '미스토어'를 오픈한다. 바로 옆에는 영국 다이슨 매장, 아래 층에는 애플스토어가 성업 중이다. 지하 통로로 연결된 더 현대 서울에는 200평 규모의 삼성스토어가 운영되고 있다. 글로벌 프리미엄 브랜드들이 즐비한 핵심 상권에 출사표를 던진 셈이다.
온라인 중심의 마케팅 전략에서 탈피해 오프라인 거점을 확대하는 건 주요 중국 브랜드들의 공통된 행보다. 국내 로봇청소기 점유율 1위 로보락은 스타필드 하남·고양에서 단독 매장을 운영 중이고, 또 다른 로봇청소기 브랜드 드리미는 지난 4월 서울 한남동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었다. 이 외에도 백화점·마트 입점 등 유통 채널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국내에도 수많은 미펀(米粉·샤오미 팬덤)을 거느린 샤오미까지 출격을 앞두고 있어, 삼성·LG '텃밭'이던 내수 시장이 전국 시대로 진입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실제 토종 브랜드들이 느끼는 위기감은 상당하다. 중국 업체들의 거센 공세에 'K-가전'의 내수 방어력이 본격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도 나온다.
조주완 LG전자 대표는 연초 'CES 2025'에서 "중국 업체들의 위협 수준이 높아졌다"고 진단하며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 강화, 가전 구독을 비롯한 사업 방식 차별화 등 세 가지 대응 방향을 제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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