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전선 확대 우려에…美·나토, 북유럽에 군사력 집중

  • 서방 동맹국들, 발트해 연안서 잇따라 군사훈련

  • 전 스웨덴 국방장관 "푸틴, 고틀란드 예의주시"

스페인 육군 제6공수여단 소속 낙하산 병사들이 16일현지시간 라트비아 다우가필스 인근에서 미국이 주도하는 신속 대응 2025 군사 훈련 중 상륙한 후 이동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스페인 육군 제6공수여단 소속 낙하산 병사들이 16일(현지시간) 라트비아 다우가필스 인근에서 미국이 주도하는 '신속 대응 2025' 군사 훈련 중 상륙한 후 이동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유럽이 새로운 분쟁 지역으로 떠오를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들이 북유럽 일대에서 대(對)러시아 억제력 강화를 위한 군사 활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최근 미군은 스웨덴과 핀란드, 노르웨이 등 북유럽 지역에서 러시아의 침략에 대비하기 위한 군사 활동을 늘리고 있다.
 
미 해군은 지난주 러시아 역외영토 칼리닌그라드에서 약 321㎞ 떨어진 스웨덴 동남부의 고틀란드 섬에서 발트해를 향해 가짜 포탄을 발사하는 훈련을 실시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핀란드에서도 비슷한 훈련을 진행했다.
 
러시아 외곽 칼리닌그라드에서 직선거리로 약 321㎞ 떨어진 고틀란드는 최근 몇 년 사이 북유럽 내 전략적 요충지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스웨덴과 핀란드가 나토에 공식 가입한 이후, 발트해를 중심으로 한 북유럽 방어선 구축이 본격화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이후 나토의 결속력이 약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미국 군 관계자들은 북유럽 방위가 여전히 자국의 핵심 군사 임무라고 강조하고 있다. 앤드루 새슬라브 미 육군 유럽·아프리카 작전 참모부장은 WSJ에 "미군의 입장에서 나의 기존 명령은 변하지 않았다"며 "지금 우리의 과제는 이 급격한 변화 속에서 어떻게 동맹을 단단히 유지하느냐는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나토에 가입하고 러시아와 인접한 스웨덴, 핀란드를 비롯해 영국 등 나토 주요국들도 북유럽 방위 강화에 나섰다. 최근 미국·영국군은 노르웨이 북극권 상공에서 공수 훈련을 실시하고, 드론을 통한 혈액 보급 훈련 등 전시 시나리오를 현실화하는 합동 군사훈련을 진행했다.
 
WSJ는 러시아의 공격을 억제하고, 새로운 나토 회원국인 핀란드와 스웨덴을 포함해 유럽의 전략적 지역에 있는 동맹국을 더욱 확고히 통합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전했다.
 
발트해 연안국들은 이미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부터 지속적으로 안보 위협을 경고해 왔다.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는 러시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어 긴장 수위가 높으며, 노르웨이·핀란드·스웨덴 역시 국방비를 증액하고 병력 증강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고틀란드는 스웨덴 본토에서 동남쪽으로 떨어진 발트해 한복판에 위치한 전략 요충지로, 미군과 유럽 동맹국들이 이 지역에 센서와 장거리 무기 시스템을 배치하며 방어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WSJ에 따르면 전시 상황에서 고틀란드에 동원될 수 있는 병력은 약 4500명이며, 매년 수백 명의 신병이 새로 징집돼 이 지역에 배치되고 있다.
 
영국군 정찰부대가 이 섬에서 정찰 임무를 수행했고, 영국군 공수부대원 110명은 300m 상공에서 낙하해 야간 수색 훈련을 진행하기도 했다.
 
유럽 군사 전문가들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해군력이 열세인 발트해 지역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수단으로 고틀란드를 노릴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미카엘 바이덴 전 스웨덴 국방장관은 WSJ에 푸틴이 고틀란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으며 스웨덴도 이 지역을 재무장 전력의 중심축으로 삼고 있다.
 
미 국방부 산하 북극 안보 연구기관인 테드 스티븐스 센터의 스테판 룬드크비스트 국장은 "발트해에서 러시아 해군의 전략적 입지는 매우 약하다"면서 "앞으로 어떤 분쟁이든 러시아가 발트해에서 핀란드나 폴란드의 핵심 항만을 즉각 점령하려고 하면서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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