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서울이 유수의 글로벌 도시들을 제치고 글로벌 관광·마이스(MICE, 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회) 분야에서 약진을 보이고 있다.
실제 관광·마이스 산업의 굵직한 매체인 더 트래지스와 글로벌 트래블러로부터 ‘MZ세대 최애 도시’, ‘최고의 아시아 레저 목적지’에 선정되고, 10년 연속 ‘최고의 마이스 도시’로 인정받는 등 괄목할 만한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눈에 띄는 결과 뒤에는 서울관광재단의 뚝심 있고 전략적인 해외 마케팅 노력이 있다. 재단은 해외에서 서울을 방문하는 인바운드 관광객 규모를 늘리기 위한 글로벌 홍보 마케팅을 전문으로 하는 기관이다. 재단은 콘텐츠 제작부터 현지 프로모션, 글로벌 행사 연계까지 관광 산업의 모든 과정을 책임지고 있다.
특히 ‘서울관광 해외 마케팅’은 재단이 가장 성과를 창출하는 분야다. 재단은 그해를 대표하는 슬로건과 테마, 서울관광 홍보 모델 등을 발굴하고 이를 영상·포스터 등 다양한 콘텐츠로 제작해 전 세계에 배포한다.
재단은 이처럼 공들인 콘텐츠를 유튜브 등 다양한 소셜네크워크서비스(SNS) 채널을 통해 세계 곳곳에 확산시키고 있다. 대표적으로 재단은 글로벌 타깃 유튜브 채널인 ‘비짓서울 TV’를 운영하고 있다. 해당 채널은 지난해 기준 구독자 수 60만명을 돌파했으며, 전 세계 도시 관광 유튜브 채널 중 세계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2023년 제작된 홍보 영상 한 편은 조회수 1억 뷰를 달성했고 11개의 영상의 조회수는 5억7000만회에 달했다.
재단은 온라인뿐 아니라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마케팅도 주력한다. B2C 마케팅은 해외에서 개최되는 콘서트, 축제, 엑스포 등 글로벌 이벤트와 연계해 서울 홍보부스를 설치하는 ‘현지 밀착 프로모션’ 방식으로 진행된다. 외국인 개개인이 서울의 매력을 직접 체험하고 서울을 여행지로 고려하도록 유도한다는 데 목적이 있다.
올해 본격적인 B2C마케팅은 지난 5월에 열린 타이베이 ‘한국여행엑스포’다. 재단은 이 행사에 참여해 나만의 한국 이름 짓기, 포토카드 꾸미기, K-전통놀이 체험 등 다양한 이벤트를 마련했고, 여기에는 무려 4482명이 방문하며 큰 호응을 얻었다. 하반기에는 지리적 인접 국가의 잠재 관광객을 비롯해 유럽과 미주 지역의 대형 축제 이벤트와 협업을 고려하고 있다.
한 재단 직원은 “낯선 현지에서 서울에 관심 없던 외국인들이 직접 우리 이벤트에 참여하며 서울에 대해 더 알고 싶어 하고 흥미를 느끼는 모습을 본다”면서 “그럴 때마다 그들에게 ‘언젠가 꼭 가보고 싶은 여행지’로 서울을 각인시켰다는 확신이 들어 보람을 느낀다”고 현장 중심 마케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길기연 서울관광재단 대표는 “3·3·7·7 서울관광 미래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묵묵히 우리의 역할을 수행했을 뿐인데 국내외에서 많은 인정을 받기 시작했다”며 “외국인이 서울에 와보고 싶게 만들고, 그들이 방문했을 때 재미있고 즐거운 관광 콘텐츠를 제공하는 재단의 역할을 앞으로도 충실히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3·3·7·7 서울관광 미래비전은 서울 방문 외래관광객 3000만명, 1인당 지출액 300만원, 체류일 7일, 재방문율 70% 달성을 의미한다.

재단은 서울이 최근 국제 마이스 도시로 자리매김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재단은 국제 학협회와 해외 기업을 대상으로 서울을 주요 비즈니스 행사 개최지로 홍보하고 지원해 왔다.
그 결과 올해 국제컨벤션협회(ICCA)가 발표에 따르면 서울은 2023년 전 세계 국제회의 개최 순위 10위에서 2024년 6위로 올라섰으며, 아시아·태평양 지역 2위를 기록하면서 역대 최고의 성과를 달성했다.
아울러 서울은 지난 2023년 ‘세계정치학회 총회’, ‘세계경제학자대회’ 등 대형 국제회의 유치에 성공해 올해 행사를 치른다. 코로나로 어려웠던 2022년부터 체계적으로 준비해 온 재단의 노력으로 노르웨이 오슬로, 미국 마이애미 등 글로벌 도시들을 제치고 개최권을 확보했다. 재단은 이 두 국제회의 모두 3000~4000명이 참석하는 대형 행사인 만큼 서울의 도시 브랜드 가치 제고는 물론 상당한 경제적 파급효과를 거둘 것으로 예상한다.
재단은 국제회의뿐 아니라 기업 회의, 인센티브 관광 등 여러 형태의 마이스 행사를 서울로 유치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일례로 글로벌 전시회·박람회에서 신규 행사를 발굴하고, 유치부터 개최까지 지원하는 ‘플러스 서울’ 제도를 운영한다. 해외 주최기관이 서울을 답사하는 경우 업계와 긴밀하게 협력해 현장 지원 등 전방위적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한 재단 관계자는 “마이스 산업은 해외에서 ‘굴뚝 없는 황금 산업’이라 불릴 만큼 세계 각국에서 전략적으로 집중하는 핵심 산업”이라며 “최근에는 동남아시아와 중동 지역 국가들이 마이스 시설 투자와 유치에 매우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관광 수요가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는 서울은 마이스 개최지로서 매력을 강화하고 입지를 단단히 구축할 수 있는 유리한 위치에 서 있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해외 현지 바이어를 모아 서울을 소개하는 설명회도 적극 펼치고 있다. 최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서울관광설명회는 장소 섭외부터 프로그램 구성, 바이어·셀러 모집 등 기획부터 실행까지 온전히 재단에서 단독으로 주최·주관했다. 이 행사에 220여 명의 현지 관광기업 관계자 등이 참석했으며 단 하루 동안 750건이 넘는 비즈니스 상담이 진행됐다.
전시회·박람회 참여도 재단의 주요 전략 중 하나다. 글로벌 전시 주최사가 전시회·박람회를 열면 재단은 셀러로서 ‘서울 홍보관’ 부스를 차려 앞서 선발한 서울의 관광·마이스 기업과 함께 참가한다. 참가 기업에는 서울 홍보관 내 비즈니스 상담을 할 수 있도록 공간을 내줘 해외 판로를 개척할 수 있도록 돕는다.
최근 열린 ‘2025 IMEX 프랑크푸르트’에서는 12개 마이스 기업과 함께 참가해 3일간 약 1000명의 바이어와 만나는 성과를 거뒀다. 이 외에도 재단은 하반기에 ‘ITE 홍콩’, ‘IMEX 아메리카’, ‘IBTM World’ 등에서 서울 홍보관 운영과 업계와의 협력 세일즈를 통해 B2B 수요를 놓치지 않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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