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실리콘밸리에 '네이버 벤처스'..이해진"AI 전환기, 경영진 지원"

  • 다양성 공존하는 AI 시대 조성 의지 밝혀

  • 비디오 AI 스타트업 '트웰브랩스'에 첫 투자

지난 5일현지 시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네이버 이해진 창업자가 네이버 벤처스 네트워킹 행사에 참여해 발표를 진행했다 사진네이버
지난 5일(현지 시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네이버 이해진 창업자가 네이버 벤처스 네트워킹 행사에 참여해 발표를 진행했다. [사진=네이버]

미국 실리콘밸리로 간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이 현지 신설 투자법인을 설립하고 인공지능(AI)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창업주로서 네이버의 새로운 정체성을 확립하고 뒤처졌다고 평가 받는 AI 시장에서 재도약을 위한 새 동력을 보탰다는 면에서 안팎으로 기대가 크다. 

8일 네이버는 미국 실리콘밸리에 신설 투자법인 '네이버 벤처스'를 설립한다고 밝혔다. 김남선 전략투자부문 대표가 신설 법인을 이끌고 첫 투자처로는 비디오 AI 스타트업 '트웰브랩스'를 선택했다. 

트웰브랩스는 2021년 실리콘밸리에서 설립된 한국 스타트업으로 영상 분석 AI 모델 '페가수스'와 영상 내 특정 장면을 검색하는 '마렝고'를 개발했다. 트웰브랩스는 엔비디아를 비롯해 스노우플레이크, 데이터브릭스 등으로부터 전략적 투자를 유치했다. 국내 기업 중에서는 SK텔레콤에 이어 네이버가 두 번째로 투자했다. 

네이버는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포시즌 호텔에서 네트워킹 행사도 개최했다. 이해진 의장, 최수연 네이버 대표, 김남선 대표(전략투자부문) 등 주요 임원들과 실리콘밸리 주요 창업가 및 엔지니어, 투자자 약 200명이 참석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스타트업들이 투자를 유치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 이들이 안정적으로 투자를 받고, 기술 개발 및 사업을 운영해 나갈 수 있도록 네이버가 한국에 이어 북미에서도 역할을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 의장은 별도 발표 세션을 갖고 과거 네이버 창업 경험, AI 시대에 대한 시각, 향후 스타트업과 인재, 미래 기술에 적극 투자하고 협력하며 함께 성장하는 생태계를 만들어 가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이 의장은 네트워킹 행사 직후 한국 특파원들과 만나 “네이버 설립 이후 25년간 많은 파도가 있었는데, 인공지능(AI)은 인터넷, 모바일 레벨(수준)의 파도인 것 같다"며 "챗GPT 이후 전 세계를 휩쓴 AI 현상은 '거대한 변화의 물결'이라 정의할 만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 의장은 지난 2017년 3월 이사회 의장직에서 물러난 이후 2018년에는 등기이사직에서도 사임했다. 이후 7년 만인 지난 3월에 복귀했다. 

그는 7년 만에 경영 복귀를 선언한 것과 관련해 "AI 전환기에 맞춰 경영진을 지원하고자 이사회 의장직에 다시 복귀했다"고 밝혔다.

네이버의 AI 기술 수준을 묻는 질문에 "네이버의 AI 기술이 미국이나 중국에 비해 뒤처져 있다”며 “투자 규모나 인력 등에서 부족할 수밖에 없지만, 지금까지도 모든 것이 부족한 상태에서 싸워왔고 그 싸움에 익숙하다”고 말했다. 

그는 특정 분야 AI에서는 승산이 있다고 진단했다. “챗GPT와 같은 범용 AI는 미국과 중국을 이기는 것은 쉽지 않지만, 확보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특정 분야에 대한 AI 경쟁은 승산 있다”며 “검색도 처음에 알고리즘 싸움이었지만 결국 다 비슷해지고 차별화가 중요해졌는데 AI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고 했다. 

네이버가 집중하고자 하는 AI 활용 분야로는 ‘상거래’를 꼽았다. 이 의장은 “포시마크 투자를 두고 ‘왜 네이버가 중고 시장에 난데없이 투자했을까’라고 생각했겠지만 상거래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해서였다”며 “국내에서는 스마트스토어, 일본에서는 라인과 야후, 스페인에는 왈라팝이라는 중고 거래사이트를 통해 많은 데이터를 확보했고 우리의 중요한 사업 방향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네이버가 스타트업으로 시작해 세계적인 빅테크들과 경쟁하며 살아남은 경험도 소회했다. 이 의장은 “지난 25년 동안 미국과 중국의 빅테크에 맞서 살아남는 게 너무나 어렵다는 것을 정말 체험했다”며 “전 세계에서 자신의 검색 엔진을 가진 거의 유일한 나라가 한국이고, 그 회사가 네이버”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나라마다 텍스트북이나 콘텐츠, 스토리가 필요하듯이 그 나라 사람들의 검색 엔진도 필요하다”며 “네이버는 인터넷에서의 다양성, 특히 검색에서의 다양성에 기여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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