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시아 육군 제6 리시찬스크 카자크 근위 기계화보병여단 소속 강습 부대 병사들이 7일(현지시간) 전투 훈련을 받고 있다. [사진=타스·연합뉴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영토 확보를 위해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양측 휴전 협상이 공전하는 사이 점령을 위한 러시아의 진군 속도는 지난달보다 2배 빨라진 모양새다.
영국 시사전문지 이코노미스트는 8일(현지시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군에 대규모 여름 공세를 개시했다고 보도했다. 텔레그래프도 “일부 전문가는 공세가 이미 시작됐다고 본다”고 전했다.
앞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달 말 “러시아가 새 공격 작전을 준비하고 있다는 증거는 충분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서방 언론과 우크라이나 정보당국 등에 따르면 이번 러시아군의 대공세는 동부 돈바스 지역 점령이 목표다.
현재 99%를 차지한 루한스크주와 77%를 점령한 도네츠크주의 남은 부분까지 완전히 장악하겠다는 것이다.
우크라이나 오픈소스 정보 웹사이트 딥스테이트에 따르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영토 20%에 약간 못 미치는 면적을 차지했다.
이는 대부분 전쟁 초반에 손에 넣었고, 지난해 1년간 점령지는 전체 면적의 약 0.7%인 3880㎢ 정도다.
이 기간 사상자는 약 43만4000명으로, 1제곱마일(2.59㎢)을 넓힐 때마다 병사 270명이 사상했다.
하지만 최근 점령에 속도가 붙어 지난달 러시아는 하루 평균 14.2㎢의 땅을 차지했다. 이는 전달의 2배 속도이며 지난해 11월 이후 가장 빠른 진군 속도다.
이번 공세의 실질적인 목표는 도네츠크인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는 주요 병참 거점인 코스티안티니우카를 차지하려고 집중하고 있다. 코스티안티니우카는 우크라이나군의 ‘요새 벨트’로 꼽힌다.
우크라이나로서는 코스티안티니우카를 잃으면 재보급이 복잡해지고 도네츠크주에서 러시아에 점령되지 않은 최대 도시 크라마토르스크가 러시아 중로켓포의 사정권에 들 수 있다.
러시아군은 활공 폭탄을 매일 25발씩 쏟아부으며 동, 서, 남쪽에서 우크라이나군을 조여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러시아 국방부는 8일 러시아군이 도네츠크주 서부 경계를 넘어 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주로 진격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이와 관련해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은 9일 브리핑에서 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 공세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언급한 완충지대 조성이 목적이냐는 질문에 “물론 포함된다”고 말했다.
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는 도네츠크와 자포리자 사이에 있는 지역이다.
군사 전문가 바실리 단디킨도 현지 매체 뉴스.루에 러시아군의 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 공세가 완충지대를 확보, 도네츠크를 보호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러시아의 이번 공세를 막아낼 수 있을지 우크라이나 내부에서도 전망이 나뉘고 있다.
일각에서는 러시아가 병력 손실을 무릅쓰고 소규모 보병 작전에 집중해 진격이 느리다는 점을 지목한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이날 러시아군의 개전 이후 사상자가 99만7120명으로 집계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다른 한쪽에서는 러시아는 여전히 우크라이나보다 매달 1만~1만5000명 더 많은 신병을 모집하고 있으며, 우크라이나가 한때 우위였던 드론 기술도 러시아가 많이 따라잡아 전선을 위협하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푸틴, 해군 장기전략 승인…“2050년 세계 최고 해군력 달성”
한편 니콜라이 파트루셰프 조선업 담당 보좌관은 이날 러시아 매체 아르구멘티이팍티(Aif) 인터뷰에서 푸틴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2050년 러시아 해군 발전 전략’을 승인했다고 말했다.
파트루셰프 보좌관은 지난해 7월 크렘린궁 회의에서 이 전략을 준비하는 결정이 내려졌으며 러시아 국방부가 푸틴 대통령의 지시로 초안을 작성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러시아 현대사에서 이러한 전략적 계획 문서가 채택된 것은 처음”이라며 “이는 러시아가 강력한 현대적 함대 개발을 최우선으로 삼아 세계 최고 해상 강국 중 하나로서 위상이 점차 회복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전략에는 세계 군사·정치적 상황 발전, 무력 충돌 가능성과 성격, 주요 해군 강국의 잠재력 등에 대한 분석이 포함됐다”고 했다.
아울러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 경험을 고려한 해군의 현 상태와 능력 평가, 미래 함대 전투 구성에 대한 요구 사항, 평화 시와 전쟁 시의 주요 과업 등 내용이 담겼다고 부연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