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년 6월 3일 치러지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1년도 채 남지 않으면서, 더불어민주당 전남도지사 후보군의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특히 이개호 국회의원(4선·담양·함평·영광·장성)이 지역구 대선 득표율과 탄탄한 정치·행정 이력을 기반으로 유력 주자로 부상하면서 주목받고 있다.
이 의원은 21대 대통령 선거에서 함평군에서 89.17%, 담양군에서 88.08%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전남 22개 시·군 가운데 최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민주당이 최근 도입한 대선 투표율·득표율 연계 평가 방식을 적용할 경우, 당내 평가에서 가장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게 된다.
이러한 수치는 당내 경쟁자들에게도 상당한 부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당내에서는 “이 의원이 움직이면 다른 후보군은 입지를 다시 짜야 한다”는 기류가 감지된다.
이개호 의원은 전남도 행정부지사,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을 거친 정통 행정가 출신이다. 특히 지난 20대 총선에서는 안철수 전 대표의 국민의당 돌풍 속에서도 광주·전남에서 유일하게 민주당 깃발을 지켜내며 당의 자존심을 세운 인물로 평가받는다.
2018년 지방선거 당시에도 이 의원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전남지사 후보 지지율 1위를 달렸으나, 당시 민주당 지도부의 간곡한 요청에 따라 출마를 포기한 바 있다. 당시 민주당은 원내 1당 유지 전략을 앞세워 불출마를 권유했고, 이 의원은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이를 받아들이며 당내 신뢰를 쌓았다.
21대 국회에서 이 의원은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장, 정책위의장 등 당 핵심 직책을 두루 맡으며 당의 정책 및 예산을 진두지휘했다. 지난해 8월에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중앙당 선거관리위원장을 맡아 공정성을 상징했고, 대선 당시에는 ‘꿈사니즘위원장’을 맡아 선대위 운영에 참여하는 등 당의 신뢰를 이어가고 있다.
서삼석 의원(3선·영암·무안·신안)도 후보군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을 역임하며 전남 국고예산 9조 원 시대를 여는 데 기여했으며, 대선에서는 민주당 농어민본부장으로 농어촌 공약 설계와 현장 소통에 힘썼다.
동부권을 대표하는 주철현 의원(재선·여수갑)의 출마 가능성도 거론된다. 여수시장과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위원을 지낸 그는 지방행정과 중앙행정을 두루 경험했으며, 21대 대선에서는 전남선대위 총괄선대본부장으로 활동해 실무 총괄 능력을 인정받았다.
한편 김영록 전남도지사는 지난 2월 3일 국회 소통관에서 차기 지방선거 불출마와 함께 대선 출마 의사를 공식화했다. 이재명 당시 후보보다 2개월가량 앞선 시점이었다.
그러나 김 지사의 광범위한 조직력과 도정 경험은 여전히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적지 않다.
민주당은 이번 전남도지사 공천 과정에서 대선 득표율, 조직 기여도, 국정 기여도를 주요 평가 기준으로 삼을 예정이어서, 이 의원을 포함한 유력 주자 간 입지 다툼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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