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스라엘과 이란 간 군사 충돌이 사흘째 이어지는 가운데, 양측 모두 상대의 공습으로 주요 에너지 인프라가 피해를 입은 것으로 확인됐다. 중동 지역 긴장이 최고조에 달하면서 국제 유가는 들썩이고, 글로벌 투자자금은 금 등 안전자산으로 몰리는 모습이다.
로이터통신은 15일(현지시간) 텔아비브 증권거래소에 제출된 감독기관 보고서를 인용해, 이란의 미사일 공격으로 이스라엘 북부 하이파 정유시설의 송유관과 송전선이 손상됐다고 보도했다.
이 공격으로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으나, 석유화학 부문 일부 운영이 중단된 상태다. 해당 시설을 운영하는 이스라엘 석유화학기업 바잔도 피해 사실을 확인했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국영방송 성명을 통해"시온주의자 정권(이스라엘)의 전투기용 연료 생산 시설과 에너지 공급망을 드론과 미사일로 대규모 폭격했다"고 발표했다.
이스라엘도 이란 내 주요 에너지 시설을 공격한 것으로 전해졌다. 14일에는 이란 남부의 최대 가스전인 사우스파르스 14광구가 이스라엘의 드론 공격으로 폭발과 화재가 발생했다. 또한, 수도 테헤란 인근 샤흐런 정유단지의 석유 저장소도 이스라엘 공습을 받아 화재가 일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중동 지역 내 긴장이 팽팽해지면서 국제 유가가 급등하고,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13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근월물은 전 거래일 대비 7.26% 오른 배럴당 72.9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에너지 가격이 폭등했던 2022년 이후 가장 큰 일일 상승폭이다.
이스라엘과 이란 양국이 상대국의 에너지 시설을 주요 타깃으로 삼으면서 원유 공급이 차질을 겪을 가능성이 커진 탓이다. 지정학적 긴장이 심화할 경우 유가는 오름세가 지속될 수 있다. 특히 미국 개입 여부, 이란 보복 수위 등이 유가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만일 이란이 전략적 요충지인 호르무즈해협을 봉쇄한다면, 유가는 폭등할 전망이다. 호르무즈해협은 전 세계 원유의 약 20%가 통과하는 핵심 수송로다.
금값이 사상 최고가에 육박하는 등 글로벌 투자자금은 안전자산으로 이동 중이다. 투자정보업체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13일 금 선물 가격은 한때 온스당 3468달러까지 치솟았다. 이는 지난 4월 22일 기록한 역대 최고가(3509.9달러)에 근접한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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