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마포구에 있는 애경그룹 사옥 전경. [사진=애경그룹]
애경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애경산업의 인수 예비입찰이 19일 마감되면서 새 주인 찾기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애경산업 매각을 주관하는 삼정KPMG는 이날까지 접수된 인수의향서(LOI)를 바탕으로 숏리스트가 추려진 뒤 실사와 본 입찰을 거쳐 이르면 하반기 중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매각 대상은 AK홀딩스와 애경자산관리가 보유한 애경산업 지분 66.18%로, 자사주를 제외한 실질 매각 지분은 63.38%다. 애경그룹은 희망 매각가로 약 6000억원, 기업가치는 1조원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생활용품·화장품 제조사인 애경산업은 샴푸 ‘케라시스’와 치약 ‘2080’, 화장품 브랜드 ‘루나’와 ‘에이지투웨니스’로 알려져 있다. 이에 애경산업은 브랜드 인지도나 수익성 측면에서 일정 수준을 갖춘 알짜 기업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인수 후보군으로는 호반그룹, 동국제약, 현대백화점그룹 등이 거론된다. 호반그룹은 최근 건설 중심의 사업구조에서 벗어나 레저, 유통, 식음료 등 비건설 부문으로 외연을 확장 중이다. 유통 채널 및 생활 소비재 포트폴리오 확보 차원에서 애경산업 인수가 전략적으로 부합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동국제약도 잠재적 인수 후보로 언급된다. 헬스케어중심의 동국제약은 화장품 브랜드 '센텔리안24', 뷰티 디바이스 기업 위드닉스 인수 등을 통해 뷰티 사업을 확대해왔다. 애경산업 인수로 화장품 및 생활용품 부문과의 시너지 효과를 노려볼 수 있다.
이외에도 생활용품과 화장품을 주력으로 하는 애터미와 면도기·주방용품 전문 기업 도루코도 인수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현재로서는 이들 모두 인수설을 부인하고 있다.
애경그룹이 애경산업 매각에 나선 배경으로는 악화된 재무구조를 꼽을 수 있다. 애경그룹 지주사인 AK홀딩스는 계열사 제주항공, 애경케미칼, AK플라자 등이 동반 부진에 빠지면서 재무 부담이 커졌다. 지난해 말 기준 AK홀딩스 총부채는 4조원, 부채비율은 328.7%로 2020년(233.9%)때보다 급등했다.
또 1년 내 상환해야 할 단기차입금은 3155억원에 달하지만, 보유한 현금과 현금성 자산은 274억원에 불과하다. 그렇다 보니 애경그룹은 애경산업 매각을 통해 유동성을 확보하고, 항공·화학 중심의 사업 구조로 재편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애경그룹은 경기도 광주시 곤지암읍에 위치한 골프장 중부CC 매각도 병행하고 있다. 중부CC는 애경케미칼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으며, 최근 더 시에나 그룹이 2000억원대에 우선인수협상자에 선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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