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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이란 핵시설 공습 이후 이스라엘은 대(對)이란 군사작전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 등 중동 국가들은 미국의 개입에 우려를 표명했다. 이란은 “균형적 대응”을 언급하며 보복 조치를 예고했다.
22일(현지시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 외신에 따르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미국이 이란 포르도 등 핵시설 3곳을 폭격한 이날 기자회견에서 자국의 대이란 군사작전과 관련해 “목표 달성 전까지 작전을 멈추지 않을 것이며 소모전으로 끌려가지 않겠다”고 밝혔다.
특히 네타냐후 총리는 이스라엘군이 이란 내 탄도미사일 발사대의 절반 이상을 파괴했다며 “우리는 목표를 향해 단계적으로 나아가고 있고, 목표 달성에 매우 근접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란에 대한 군사작전이 아브라함 협정의 대규모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며 “놀라운 기회가 열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아브라함 협정이란 이스라엘이 역사적으로 반목해 온 중동의 아랍·이슬람 나라들과 국교를 정상화하는 것을 말한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란이 보유한 것으로 추정되는 60% 농축 우라늄 약 400㎏의 소재와 관련한 질문에 “우리는 이를 면밀히 추적해왔다”며 “우리는 이와 관련한 흥미로운 정보를 갖고 있지만 이를 공유하지 않더라도 양해해달라”고 답했다.
그는 이란에 대한 공격이 가자지구 전쟁에서 목표를 달성하는 데에 도움이 된다며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항복하고, 모든 무기를 내려놓고, 모든 인질을 석방한다면 전쟁은 오늘 끝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중동의 아랍국들은 미국의 전격적인 이란 핵시설 공습에 깊은 유감을 나타내고 긴장 완화를 촉구했다.
이란과 지역 패권을 두고 경쟁해 온 사우디아라비아는 중동 맹주로서 미국의 이번 공격에 대해 큰 우려를 표명했다.
사우디 외무부는 성명에서 “미국의 이란 핵시설 공격에 큰 우려를 표명한다”며 “이처럼 민감한 상황에서 국제사회는 위기 종식을 위한 정치적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미국과 이란의 핵 협상을 중재한 오만은 “미국이 취한 행동들은 분쟁의 규모를 확장하는 위협”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그런 행동들은 무력 사용 및 국가 주권뿐만 아니라 평화적 목적을 위한 핵 프로그램에 대한 합법적 권리에 대한 침해를 금지한 국제법과 유엔 헌장에 대한 위험한 위반”이라고 덧붙였다.
카타르 외무부는 “미국의 이란 공습에 따른 위험한 긴장 상태는 중동과 국제사회에 재앙적 여파를 초래할 것”이라며 “미국의 이란 핵시설 공습 이후 현 상태가 악화된 것을 심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미군 주둔국이자 중동 내 대표적인 친미 국가로 꼽히는 바레인과 쿠웨이트는 자칫 불똥이 튈까 봐 촉각을 곤두세웠다. 이들은 미군이 대거 주둔하는 중동 거점이다. 이 때문에 이란의 대미 보복 시 표적이 될 수도 있다.
바레인 정부는 이날 주민들에게 외출 자제령을 내리면서 “필수 상황일 때만 주요 도로를 사용하도록 권고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공무원 중 70%에게 추후 통지할 때까지 재택근무를 지시했다.
쿠웨이트는 이날 당국자 등이 대피할 수 있는 시설을 마련했으며 900명 정도를 수용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이란은 미국에 보복 가능성을 내비쳤다.
아미르 사에이드 이라바니 주유엔 이란대사는 이날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안보리 긴급회의에서 “미국과 이스라엘 정권의 침략은 국제법과 유엔 헌장, 국제원자력기구(IAEA) 규정, 안보리 결의(487·2331호), NPT(핵확산금지) 조약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란의 균형적 대응의 시기, 성격, 규모는 우리 군에 의해 결정될 것”이라고 보복 조치를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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