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국방부 장관 후보자로 첫 민간인 출신 안규백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국가보훈부 장관 후보자로는 대선 당시 '보수 인사'로 영입했던 권오을 전 한나라당 의원을 각각 지명했다. 이번 인사는 민간인 출신 국방장관의 첫 지명과 보수 진영 출신 인사의 발탁이란 점에서 주목된다.
5선 의원인 안규백 후보자는 육군 방위병 출신으로, 인사청문회를 거쳐 장관에 취임할 경우 1961년 5·16 군사정변 이후 64년 만의 첫 민간인 출신 국방부 장관이 된다. 1961년 제2공화국 시절 현석호 전 장관 이후 역대 국방장관 39명은 모두 군 출신 인사였다.
안 후보자는 1961년 전북 고창 출생으로 평화민주당(민주당 전신) 당료로 정치에 입문해 2008년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 이후 서울 동대문갑에서 내리 4선을 포함해 총 5선 국회의원을 지냈다. 민주당 사무총장과 최고위원 등을 역임했으며, 지난해 총선 당시에는 전략공천관리위원장을 맡아 당의 승리에 일조하기도 했다.탁월한 친화력으로 국민의힘 등 야당 의원들과의 관계도 원만한 편이다.
민간 출신이지만 약 20년에 걸친 의정활동 기간 동안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활동하며 '안보통'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초급 간부 및 부사관 복지 증진을 위한 특별법을 발의하는 등 군 처우 개선에도 앞장서 왔다. 12·3 비상계엄 이후에는 '내란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국회 차원의 진상규명을 주도했다는 평도 받는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안 후보자에 대해 "64년 만에 문민 국방장관으로 계엄에 동원된 군의 변화를 책임지고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가보훈부 장관 후보자로는 권 전 한나라당 의원이 지명됐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이재명 대통령이 내각 인선을 통해 '국민 통합' 메시지를 강조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권 전 의원은 보수 정당 출신의 TK(대구·경북) 인사로, 통합민주당을 시작으로 한나라당, 바른정당 등을 거치며 중도 개혁 보수의 길을 걸어왔다.
1957년 경북 안동에서 태어난 그는 경북고와 고려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한 뒤 정계에 입문해, 제15·16·17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국회 사무총장과 헌정회 부회장 등도 역임했다. 특히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에는 새누리당을 탈당해 바른정당, 바른미래당 등에서 개혁보수 노선을 걸었다. 지난 대선에서는 이재명 당시 후보 캠프의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 '보수 영입 인사'로 주목받았다.
권 후보자가 인사청문회를 거쳐 최종 임명될 경우, 진보 정부가 임명한 이례적 '보수 성향 국무위원'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강 비서실장은 "지역과 이념을 넘어 특별한 희생에 특별한 보상이라는 보훈 의미를 살리고 국민 통합을 이끌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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