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고물가 장기화에 지갑이 얇아진 소비자를 겨냥해 유통업계가 자체 브랜드(PB) 상품을 대거 확대하고 있다. 특히 가성비 소비 흐름이 강해지자 기존 식료품 위주에서 주류, 화장품 등으로 상품군을 넓히는 모양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최근 초저가 위스키 '저스트 포 하이볼'을 선보였다. 한 병 가격은 5980원. 하이볼용으로 출시된 제품 중에서 최저가 수준이다. 해당 제품으로 355㎖ 잔 기준 8잔가량의 하이볼을 만들 수 있어 한잔당 가격은 800원이 채 되지 않는다. 이마트는 가격 군살을 빼기 위해 유리병 대신 페트병을 용기로 택했다.
PB 상품군은 식료품을 넘어 화장품으로까지 확장되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 4월 LG생활건강과 손잡고 스킨케어 화장품 '글로우:업 바이 비욘드'를 출시했다. 8종 모두 4950원으로, 프랜차이즈 커피 한 잔 가격에 화장품을 살 수 있는 셈이다.
롯데마트 역시 PB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가격을 낮춘 먹거리를 중심으로 상품을 기획했다. 지난 4월에는 1000원짜리 PB 두부와 콩나물을 선보였다. 롯데마트는 기획 단계부터 '1000원'이라는 가격을 정한 뒤 협력사에 일정 수량 이상을 매입하는 조건으로 원가와 수익 구조를 맞췄다. 해당 제품은 일반 상품 대비 절반 이상 저렴해 출시 직후 판매량 상위권에 올랐다.
편의점 업계도 초저가 PB 전략에 가세했다. GS25는 이달 PB 상품 혜자백미밥(210g)을 출시했다. 1개당 1000원으로 업계 최저가다. GS25가 제품 가격을 1000원에 맞춘 데에는 최근 1000원 이하 상품 매출이 매년 증가세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GS리테일에 따르면 1000원 이하 상품 매출은 2022년 28.8%, 2023년 32.2%, 지난해에는 46.5% 늘면서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CU도 초저가 PB 상품 확대에 나섰다. 880원에 육개장을, 990원에 과자·채소·가공유 등을 판매하고 있다. 최근에는 2900원짜리 캡슐커피(10개입)를 내놨다. 개당 약 290원꼴이다.
유통업계는 ‘초저가 전략’을 기반으로 PB 제품군을 다변화해 소비자 유입을 확대할 전망이다. CU 관계자는 "마케팅 비용 축소는 물론 자체 이윤(마진)까지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가격 거품을 뺐다"며 "소비자의 가격 민감도가 커지는 상황을 고려해 가격 파괴 먹거리 상품군을 더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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