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 특검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고검 청사 현관으로 출석해 조사를 모두 끝내고 오후 11시 54분께 청사를 빠져나갔다.
그는 출석부터 귀가까지 '평양 무인기 침투를 지시했느냐' 등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고 곧장 마련된 차에 올라탔다.
윤 전 대통령은 애초 출석 시간을 오전 10시로 늦춰달라고 요구했으나, 조은석 특검팀이 받아들이지 않자, 제 시각인 9시에 맞춰 출석했다.
조은석 특검팀은 오전 9시 4분부터 윤 전 대통령을 상대로 지난 1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체포영장 집행을 막으라고 대통령경호처에 지시한 혐의를 조사했다.
박억수·장우성 특별검사보 지휘 아래 김정국·조재철 부장검사가 신문에 나섰다.
이날 조은석 특검팀은 오전에 체포 저지 혐의 조사를 마무리했다. 윤 전 대통령에게 낮 12시 5분부터 점심 식사 겸 휴식 시간을 제공했다. 윤 전 대통령은 설렁탕으로 식사를 해결했다. 이후 오후 1시 7분부터 조사를 재개했다.
윤 전 대통령이 조사받은 주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조은석 특검팀은 비상계엄 선포 전 국무회의 정족수 11명을 채우기 위해 특정 국무위원만 불러 소집 통보를 받지 못한 국무위원들의 계엄 선포 심의 권한 행사를 방해했다는 의혹, 최초 계엄 선포문의 법률적 결함을 보완하기 위해 사후에 허위로 계엄 선포문을 만들었다는 의혹 등을 확인했다.
또 경호처에 비화폰 기록을 삭제하라고 지시한 혐의, 계엄 선포의 명분과 정당성을 확보하고자 무인기 평양 침투 등의 방법으로 북한의 공격을 유도해 전쟁 또는 무력 충돌을 일으키려 했다는 외환 혐의 등도 조사했다.
조사량이 상당해 오후 9시 이후 본인 동의를 받아 심야 조사가 이뤄질 거란 예상이 나왔지만, 특검은 오후 6시 34분에 준비한 질문을 모두 마쳤다.
윤 전 대통령은 진술 거부 없이 본인 견해를 밝히고, 저녁 식사도 거른 채 오후 11시 30분까지 5시간에 걸쳐 조서에 문제가 없는지 확인했다.
윤 전 대통령은 1차 조사(15시간) 때와 청사에 머무른 시간은 비슷했다. 하지만 조사 시간은 1차(5시간) 때보다 3시간 30분가량 길었던 만큼 조서 분량이 많아 시간이 걸린 것으로 보인다.
법조계에 따르면, 조은석 특검팀은 이날 윤 전 대통령 진술 내용을 분석한 뒤 미진한 부분이 있다고 볼 경우, 추가 소환을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반대로 윤 전 대통령의 추가 조사가 필요 없다고 판단하면, 신병 확보를 위한 구속영장 청구에 나설 것이란 평가가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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