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이 사회적 참사 희생자의 유가족을 만난 자리에서 "여러분의 아픈 말씀도 국민들과 함께 듣고 필요한 대책을 함께 만들어 나감으로써 다시는 이 나라에 국가의 부재로 인한 억울한 국민이 생기지 않도록 함께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16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기억과 위로, 치유의 대화' 간담회 모두발언을 통해 "오늘 여러분이 주신 말씀을 충분히 검토하고, 가능한 모든 범위 안에서 필요한 일들을 최선을 다해 나가도록 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번 간담회는 참사로 가족을 잃은 유가족에 대한 국가 차원의 위로를 위해 마련됐으며, 4·16 세월호 참사, 10·29 이태원 참사, 7·15 오송 지하차도 참사, 12·29 여객기 참사 유가족 총 207명이 초청받았다.
이 대통령은 "나라의 주인이 국민이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하는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할 국가가 국민이 위협 받을 때, 또 국민이 보호받아야 할 때 그 자리에 있지 못했다"며 "그리고 이 사회가 생명보다 돈을 더 중시하고 안전보다는 비용을 먼저 생각하는 잘못된 풍토들이 있었기 때문에 죽지 않아도 될 사람들이 죽거나 다치지 않아도 될 사람들이 다치는 일이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또 "국정의 최고 책임자로서 국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될 정부의 책임을 다하지 못했던 점에 대해서, 그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유명을 달리 한 점에 대해서 공식적으로 정부를 대표해서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이 사죄의 말씀으로 떠난 사람들이 다시 돌아올 리도 없고 유가족들의 가슴속에 맺힌 피멍이 사라지지도 않겠지만, 다시는 정부의 부재로 우리 국민들이 생명을 잃거나 다치는 일이 발생하지 않는 계기로 삼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최은경 오송 참사 유족협의회 대표는 이 대통령에게 "이렇게 소통의 자리를 만들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면서 △재난 원인 조사와 국정조사 추진 △책임자 처벌과 지방 정부 지원 △재난 유가족 지원 매뉴얼 법제화 △추모비 설립과 임시 추모 공간 조성 △심리 회복 프로그램 시행 등을 요청했다.
송해진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 의회 운영위원장은 정부를 향해 "우리 159명의 억울함을 제발 들여다 봐달라, 이 아이들의 이름을, 꿈을 잊지 말아 달라고 했지만, 메아리처럼 들려온 건 차갑고 긴 침묵뿐"이었다며 △정부의 진정성 있는 조사와 애도 △참사 관련 정보 공개△ 참사로 상처받은 이들 보듬기 등을 부탁했다.
김유진 12·29 여객기 참사 유가족 2기 대표는 "고통과 상실 속에 울부짖는 저희를 외면하지 않고 소중한 자리를 마련해 주신 대통령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면서 △특별법 개정을 통한 진상 규명 △항공철도 조사위원회 독립 △둔덕과 항공 안전 시스템에 대한 전수 점검 △트라우마 센터 등 국가의 책임 있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김종기 4·16 세월호 참사 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이 자리가 단순히 의견만 듣고 위로만 하는 자리가 아닌 세월호 참사로 슬픔과 고통, 이 사회적 참사로 고통과 슬픔을 견뎌내고 살아내고 있는 유가족들이 당면한 문제들을 대통령께서 확고한 의지로 해결하시겠다는 약속의 자리가 됐으면 하는 바람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간담회 끄트머리에 "사고도 마음 아픈데 사고 후에 책임자인 정부 당국자의 이해할 수 없는 태도가 더 마음 아팠을 것"이라며 "안전한 사회, 돈 때문에 생명을 가벼이 여기지 않는 사회, 목숨을 비용으로 치환하지 않는 사회를 위해 함께 노력하자"고 덧붙였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2025년 7월 5일 '2차 추고'의 내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