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범 1주년을 맞은 HS효성이 총수 조현상 부회장의 사법 리스크에 맞닥뜨리며 최대 위기를 맞았다. 첨단소재(스페셜티)와 차량 유통 등을 기반으로 사세 확장에 나서던 기세도 크게 꺾이게 됐다.
15일 재계에 따르면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의 17일 참고인 출석 요구에 조 부회장 측은 일단 난색을 표한 상태다. HS효성은 이날 "조 부회장이 현재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등 해외 일정을 소화하고 있어 출석 일정이 확정되지 않았다"며 "일정 등 세부 사항은 특검 측과 협의해 정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조 부회장은 현재 APEC 기업자문위원회(ABAC) 의장 자격으로 15~18일 베트남 하이퐁시에서 열리는 회의에 참석 중이다.
특검은 김건희 여사 집사로 불리는 김예성씨가 설립한 렌터카 업체 IMS모빌리티(구 비마이카)에 HS효성이 거액을 투자한 데 의구심을 갖고 조 부회장을 소환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IMS가 대기업 등으로부터 투자 받은 184억 중 46억원을 챙긴 혐의를 받는다.
HS효성은 지난 2023년 IMS에 35억원을 투자했다. HS효성더클래스, 신성자동차, HS효성토요타, HS효성더프리미엄 등 조 부회장이 영향력을 행사하는 계열사가 각각 5억~10억원씩 투자했는데 모두 '후순위 채권'이라 상환을 기대하기 어렵다.
2022년 27억원, 2023년 42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는 등 재무 건전성이 낮은 회사에 후순위 투자를 결정한 배경이 특검의 관심사다.
일각에서는 HS효성이 오너 일가 계열사 신고 누락 문제로 공정거래위원회 조사를 받던 시기에 IMS에 투자했고 이후 공정위가 '경고' 처분만 내리자 특혜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다만 계열사 신고 누락은 대부분 경고 처분으로 끝나는 만큼 IMS에 수십억원을 투자할 사안은 아니라는 반박도 나온다.
이에 따라 조 부회장이 HS효성 출범을 앞두고 사세 확대를 위해 윤석열 부부와 연결 고리를 형성하려는 포석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효성그룹 계열 분리 당시 조 부회장은 효성화학을 품으려 했으나 무산됐다. 현재 HS효성 규모에 만족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효성그룹 인적분할 당시부터 조 부회장은 조현준 효성 회장이 물려받은 것보다 그룹사 규모가 작은 것에 불만이 컸던 것으로 안다"며 "윤석열 정부와 긍정적인 관계를 조성해 새 비즈니스 기회를 발굴하려 했지만 예기치 못한 비상계엄 여파로 사법 리스크만 떠안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