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고부가 사업 확장' vs 중소 '내실 다지기'...K-조선, 엇갈린 사업 전략

  • 구조적 차이에 '수주 절벽' 생존전략 엇갈려

  • 대형사, 포트폴리오 다변화로 新먹거리 확보

  • 중조형사, 공정 효율화 및 사업 재편 속도

 
한화오션이 극지연구소에 제안해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차세대 쇄빙연구선 조감도 ㅔ사진한화오션
한화오션이 극지연구소에 제안해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차세대 쇄빙연구선 조감도. [사진=한화오션]
조선업 피크아웃(하락전환) 우려 속 국내 조선사들이 각기 다른 생존 전략을 내놓고 있다. 대형 조선사들은 친환경 선박 등 고부가가치 사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는 반면 중소 조선사들은 공통으로 내실 다지기와 안정된 수익 창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대형 조선사들은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액화천연가스(LNG) 수주 발주가 줄어든 점을 고려해 새로운 수익원을 발굴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HD한국조선해양은 소형모듈원전(SMR) 추진선으로 대표되는 고부가가치 선박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대 3000억원을 투입해 오는 2030년까지 SMR 추진선 개발을 완료할 계획이다. SMR 추진 선박은 원자력 에너지를 사용해 탄소 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어 탄소 중립이 대두되는 현재 조선 시장에서 새로운 게임체인저로 불리고 있다. 

한화오션은 북극 해빙이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됨에 따라 쇄빙선 분야를 미래 성장 동력으로 삼고 적극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쇄빙선은 두꺼운 바다 얼음을 깨며 항로를 개척하는 선박으로 극지방 운항에 꼭 필요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후 북극항로 개발을 적극 추진하며 국제적 관심이 더 높아졌다.

삼성중공업은 FLNG(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설비) 등의 고부가가치 해양플랜트 사업에 역량을 쏟고 있다. FLNG는 천연가스를 채굴한 뒤, 이를 정제하고, LNG로 액화해 저장·하역까지 할 수 있는 복합 해양플랜트다. 연간 FLNG 2기 정도의 수주를 꾸준히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반면 중소형 조선사들은 전반적으로 내실 다지기에 초점을 맞췄다. 이들은 대형 조선사와 달리 초대형 도크와 최신 설비를 갖추고 있지 못해 고부가가치 선종 수주에 한계가 있다. 이에 무리한 사업 확장보다는 자사 경쟁력이 검증된 선종 중심 수주 전략과 원가 절감을 통한 수익성 확보에 집중했다. 

대표적인 기업으론 대한조선이 있다. 대한조선은 핵심 공정 내재화 비중을 높이고, 납기 단축을 위한 공정 통합 등을 통해 탱커 수주 급감 속에서도 수익성을 확보해 왔다. 실제 대한조선 부채비율은 지난 2023년 374%에서 2024년 198%로 큰 폭 개선됐다. 현재는 안정적인 수익성을 기반으로 하반기 기업공개(IPO) 도전을 준비 중이다. 

HJ중공업도 올해 들어 경영 전반에 걸쳐 사업 구조를 재편 중이다. 조선 부문에서 고질적인 저가 수주 물량 정리를 단행하고, 해양플랜트 및 고부가가치 선종 위주 수주 전략을 통해 내실 다지기에 돌입한 것이다. 기업구조개선작업 돌입 3년 차를 맞은 대선조선 역시 조선해양기자재 및 함정 MRO(유지·보수·관리) 분야로 사업 재편을 통해 꾸준한 수익성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결국 국내 조선업계는 '고부가 기술 중심 대형사'와 '효율 기반 중소형사'의 이원 구조로 갈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다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중소형 조선사도 친환경 규제에 맞춘 선박 개발이나 전략적 연구개발(R&D) 투자가 병행돼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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