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하반기 롯데 VCM'(옛 사장단 회의)에서 핵심 사업의 본원적 경쟁력 회복과 미래 예측에 기반한 전략 수립, 신속한 실행력 확보를 강조했다.
17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신 회장은 16일부터 1박2일 일정으로 경기 오산시 롯데인재개발원에서 열린 하반기 VCM에서 상반기 실적을 평가한 뒤 핵심 사업에 대한 본원적 경쟁력 회복을 주요 경영지표 개선을 위한 선결 과제로 꼽았다.
그러면서 그룹 모든 최고경영자(CEO)에게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업무에 임하라고 촉구했다. CEO들이 실행해야 할 하반기 경영 방침으론 △브랜드 가치 제고 △사업군별 전략 추진 가속화 △생산성 향상 등을 제시했다. 신 회장은 특히 "브랜드는 우리 사업 경쟁력의 근간이자, 오랜 기간 축적해 온 중요한 가치"라고 강조했다.
사업군별로는 화학군은 신속한 사업 체질 개선을, 식품군은 핵심 제품의 브랜드 강화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통군은 다양한 고객 니즈를 충족시킬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다.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직원의 직무 전문성을 강화하고 성과 중심 인사체계가 정착돼야 한다고 전했다. 도전적인 조직 문화를 장려하고,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인공지능(AI)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달라고도 했다.
'PEST' 관점 경영의 중요성도 언급했다. PEST는 기업 외부 환경을 정치적(Political)·경제적(Economic)·사회적(Social)·기술적(Technological) 요소 중심으로 분석하는 도구다. 거시적 환경 요인들이 경영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는 데 사용한다.
신 회장은 "기업 경영에 있어서 치명적인 잘못은 문제가 있는 것을 알면서도 외면하거나, 문제를 문제라고 인지하지 못하는 것"이라며 "CEO는 5년·10년 뒤의 경영환경 변화를 예측하고, 현재와 3년 뒤에 해야 할 일을 계획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략을 실행할 수 있는 인재와 기술을 함께 준비해달라고 했다.
신 회장은 "경영 환경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우리에게 리스크와 기회를 동시에 제공한다"며 변화의 선제적 관리를 강조했다. 이어 "시도조차 하지 않는 것은 실패와 같다"며 끊임없는 혁신을 주문한 뒤 "그룹 미래를 위해 모두 저와 함께 앞장서 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신 회장이 주재하는 롯데 VCM은 그룹 경영진이 모여 회사가 나아갈 방향과 사업 전략을 논의하는 자리로, 매년 상반기(1월)와 하반기(7월)에 열린다. 그간 서울 잠실 롯데호텔월드 등에서 오후 일정으로 열렸지만, 처음으로 1박2일로 일정을 확대했다. 대외 경영 환경 불확실성이 어느 때보다 크고, 본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논의할 내용이 많아서로 풀이된다.
실제 하반기 VCM은 시종일관 엄중하고 무거운 분위기 속에 그룹의 중장기 성장 방안을 주제로 회의했다. 사업부별로 관련 산업의 변화 방향과 미치는 영향을 공유하고, 이를 바탕으로 기존 성공 방식에서 벗어나 산업 패러다임을 바꿀 새로운 방향을 깊이 있게 논의했다.
이번 회의에는 신 회장 장남 신유열 미래성장실장(부사장)과 롯데지주 대표이사 등 80여명이 참석했다. 신 부사장은 2023년부터 VCM에 참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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