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여당, 참의원 과반 확보 실패…퇴진 거부 이시바 흔들

  • 자민·공명, 125석 중 47석 확보…작년 중의원 선거 이어 또 참패

  • 이시바 퇴진론 거론한 아소 다로 전 총리 "총리직 유지 인정 못해"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20일 도쿄 자민당 본부에서 기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자민당 총재인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20일 도쿄 자민당 본부에서 기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일본 여당이 참의원(상원) 선거에서 과반 확보에 실패했다. 집권 자민당과 연립 여당 공명당이 지난해 중의원(하원) 선거에 이어 연속 패배하며 중의원·참의원에서 모두 여소야대 구도가 형성됐다. 선거 참패의 책임으로 자민당 총재인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에 대한 퇴진론까지 거론되는 가운데 총리 교체 여부에 따라 향후 한·일 관계가 요동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1일 일본 공영방송 NHK 등에 따르면 전날 치러진 참의원 선거에서 자민당은 39석, 공명당은 8석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두 연립여당은 이번 선거에 걸린 125석 중 47석을 확보했다. 과반 확보 기준인 50석에 못 미치는 수치다. 참의원 선거는 의원 248명의 절반인 124명을 3년마다 뽑는 형태로 진행된다. 이번 선거에서는 도쿄도 지역구 결원 1명을 포함해 지역구 75명, 비례대표 50명 등 총 125명이 선출됐다.
 
이번 선거 대상이 아닌 의석수(자민당 62석, 공명당 13석)를 합치면 두 정당의 참의원 의석수는 총 122석으로 과반인 125석에 미치지 못한다. NHK는 자민당 중심 정권이 중의원에 뒤이어 참의원에서도 과반을 지키지 못한 것은 1955년 창당 이후 처음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자민당과 공명당은 2012년 민주당 내각으로부터 정권을 탈환한 이후 작년 총선 이전까지 국회에서 과반 의석을 점유해 왔다. 하지만 이번 선거로 자민당의 독주는 막을 내리게 됐다.
 
이번 선거에서는 제3야당 국민민주당과 우익 참정당이 의석수를 크게 늘렸다. 국민민주당은 17석, 참정당은 14석을 각각 얻었다. 이들 정당의 이번 선거 대상 지역구와 비례대표 기존 의석은 4석, 1석이었다. 제1야당 입헌민주당은 기존 22석에서 21석으로 큰 변화가 없었다. 진보 세력인 일본공산당은 기존 7석에서 3석으로 줄었다. 여당과 제1야당은 세력이 약해졌고, 야권에서는 독보적 정당 없이 여러 당이 난립하는 상황이라 세 결집이 쉽지 않은 것으로 관측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정권 운영의 난도는 높아졌고, 야당 결집의 벽도 높아졌다”고 해석했고, 아사히는 자민당·공명당 정권이 혼돈 양상이라고 짚었다.
 
이시바 총리는 제1당의 책임을 강조하면서 총리직 유지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전날 출구조사 결과가 나온 뒤 NHK에 출연해 정권 운영을 지속할지에 대한 질문을 받고 “책임을 완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이시바 총리는 니혼TV에 출연해서는 정권을 내놓고 야당이 되거나 하야하는 것도 선택지에 있느냐는 질문에 “그것은 없다”고 단언했다. 다만 당내에서는 “패배 책임을 져야 한다”며 이시바 총리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자민당에서 유일하게 남은 파벌인 ‘아소파’를 이끄는 아소 다로 전 총리는 “총리직 유지는 인정할 수 없다”고 주위에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여당 참패가 한·일 관계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했다. 우치야마 유 도쿄대 교수는 지난 16일 온라인 강연에서 “참의원 선거 결과가 한일관계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주요 야당은 양호한 한·일관계를 선호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반면 이시바 총리 교체가 변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요시자와 후미토시 니가타국제정보대 교수는 “올해는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이자 일본 종전 80주년인데, 이시바 총리는 역사 문제에서 고노 담화나 무라야마 담화를 계승해 대응할 인물”이라며 자민당에서 다카이치 사나에 의원과 같은 보수파가 정권을 쥐면 한·일 관계가 악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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