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분기 한은 전망치보다 0.1%p 상회
24일 한은은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직전분기대비·속보치)이 0.6%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한은의 지난 5월 공식 전망치 0.5%보다 0.1%포인트 올랐다. 1년 만의 반등이다. 우리나라 성장률은 지난해 1분기 '깜짝 성장'(1.2%) 이후 곧바로 2분기 -0.2%까지 떨어졌고, 이후 3분기와 4분기 모두 0.1%에 그쳤다가 올 1분기 -0.2%를 기록하며 다시 역성장했다.2분기 성장률을 부문별로 보면 민간소비재화(승용차 등)와 서비스(오락문화 등) 소비가 모두 늘어 0.5% 증가했고 정부소비는 건강보험급여비를 중심으로 1.2% 뛰었다. 수출도 반도체, 석유·화학제품 등이 늘어 4.2% 급등했다. 2020년 3분기(14.6%) 이후 약 5년 만의 최대 폭이다. 미국 관세 부과를 앞두고 밀어내기 수출이 반짝 효과를 냈다는 해석도 나온다. 수입은 에너지류(원유, 천연가스 등)를 중심으로 3.8% 증가했다.
다만 건설투자는 건물 및 토목 건설 부진으로 1.5% 뒷걸음질쳤고 설비투자는 기계류(반도체제조용기계 등)와 운송장비(선박 등)가 줄어 1.5% 감소했다.
2분기 경제 성장은 내수와 수출이 동반 견인했다. 미국 관세 영향권에도 수출이 예상외로 호조를 보였으며 새 정부 출범으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완화되면서 민간소비가 회복된 영향이 컸다. 이동원 한은 경제통계2국장은 "건설투자 부진이 지속됐으나 수출이 반도체 호조 지속 등으로 예상보다 양호한 흐름을 나타냈다"며 "민간 소비는 국내 정치 불확실성 해소 등으로 심리가 살아나면서 증가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4월 품목별 관세로 크게 영향받을 것으로 예상됐던 자동차의 경우 대(對)미 수출은 줄었지만 유럽향 전기차 수출이 증가한 것을 대표적 예시로 들었다. 또한 6월 미국 소비자물가(CPI)가 전년 동월 대비 2.7% 상승에 그쳤는데 이는 미국 기업들이 미리 재고를 상당 부분 확보했기에 관세 영향이 제한적이었다고 해석했다.
2분기 성장률에 대한 부문별 기여도를 보면 민간소비와 순수출(수출-수입)이 각각 0.2%포인트, 0.3%포인트씩 성장을 끌어올렸다. 정부소비(0.2%포인트)도 성장에 기여했다. 반면 건설투자와 설비투자는 각 -0.2%포인트, -0.1%포인트를 기록했다. 그만큼 성장률을 깎아내렸다는 뜻이다.
이 국장은 "내수의 성장 기여도가 1분기 -0.5%포인트에서 2분기 +0.3%포인트로 플러스 전환했다"며 "민간 소비는 지난 4월보다 5월이, 5월보다 6월이 좋아지는 모습이었다"고 설명했다.
총 35조원 규모의 1·2차 추가경정예산안(추경) 효과는 아직 경제 성장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이 국장은 "1차 추경 효과는 2분기 성장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았으며 2차 추경 역시 이달 집행이 시작돼 2분기와 크게 상관이 없다"며 "3분기부터 성장에 영향을 줄 것 같다"고 말했다.

2분기 호조에도 연 1% 달성은 미지수…관건은 관세협상
한은은 다음 달 28일 수정 경제전망을 발표한다. 2분기 성장률 속보치 등을 반영해 연간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0.8%에서 상향 조정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올 연간 성장률 1%를 사수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3·4분기 평균 성장률이 0.8%를 달성해야 하는데 추경 효과를 반영하더라도 관세 협상이 난관에 부딪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지난 5월 경제전망에서 1차 추경 효과를 반영해 연간 성장률을 0.8%로 예상하면서 2차 추경이 올해 성장률을 0.1%포인트 끌어올릴 것으로 봤다. 2차 추경까지 감안하면 연간 0.9% 성장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 국장은 이번 2분기 0.6% 성장을 고려하면 "연간 0.9%를 달성하기 위해선 하반기 평균 0.7%, 연간 1%를 달성하려면 평균 0.8% 성장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하반기 경제 성장은 2분기까지와 다른 양상을 띨 것으로 보인다. 내수는 점차 회복세로 접어들겠지만 수출은 본격적으로 관세 영향권에 들며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 국장은 "2분기 수출이 성장을 주도했다고 한다면 3분기부터는 미국 관세 영향이 뚜렷해지면서 수출 쪽이 부정적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2차 추경이나 경제 심리 회복 등의 영향이 가세하면서 내수 쪽이 좋아질 수는 있다"고 말했다.
추경 효과는 3분기 본격적으로 나타날 예정이다. 이 국장은 "1차 추경이 정부지출 중심으로 성장에 영향을 줬다면 2차 추경은 민간소비를 중심으로 계획돼 있어 소비쪽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달 들어 시작된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 효과와 관련해 "2020년 재난지원금과 같다고 볼수는 없지만 당시 사례를 보면 지원금 배포 초반에 효과가 컸다"고도 설명했다.
관건은 미국과 관세협상 결과다. 기존 연간 성장률 전망치 0.8%는 평균 관세율 15%를 전제로 했다. 이 국장은 "미국과의 상호관세율이 일본과 비슷한 수준(15%)으로 결정된다면 한은의 5월 전망보다 약간 안 좋은 정도"라며 "5월 전망 수준이 하반기에 유지되지 않을까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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