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출액은 분기 기준 최대였지만 영업이익은 지난 4월부터 부과된 미국의 25% 자동차 관세 여파가 본격 반영되면서 1년 전보다 급감했다. 국내 완성차 업체 1위인 현대차의 분기 영업이익이 10% 넘게 줄어든 것은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0년 3분기 이후 5년 만에 처음이다. 시장에서도 '어닝 쇼크'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현대차의 2분기 글로벌 도매 판매량은 106만5836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8% 증가했다. 국내 시장에서는 팰리세이드와 아이오닉 9 신차 효과로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판매가 늘며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한 18만8540대가 팔렸다. 같은 기간 해외 판매량은 0.7% 늘어난 87만7296대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미국 판매량은 3.3% 늘어난 26만2305대를 기록했다.
현대차는 미국 관세 영향 탓에 영업이익이 크게 줄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국내는 물론 미국, 유럽 등 주요 시장 판매량 증대로 외형적 성장은 이어갔지만 미국 관세 영향이 본격 반영됐고 경쟁 심화에 따른 글로벌 인센티브 및 판매 비용 증가로 손익은 둔화됐다"면서 "2분기 관세 비용은 8200억원가량"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2분기 관세 효과는 부분적이고, 만약 이 추세로 3·4분기에 관세 효과가 풀로 반영되면 분기별로 1조원 이상의 관세 비용이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현대차 실적이 꺾이면서 부품사들이 줄줄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부품업계는 관세 여파가 누적되면서 2분기 적자를 낸 기업이 속출하고, 도산하는 곳도 발생하고 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완성차 업체가 기침만 해도 1차 협력사가 크게 흔들리고, 그 아래 2·3차 협력사는 수백 곳이 무너진다"며 "정부가 관세 불확실성을 조속히 끝내고 부품사 지원을 위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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