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는 24일 아주경제와의 통화에서 "반도체 시장은 전통적으로 '상저하고'"라며 "인공지능(AI) 반도체에 필수로 들어가는 고대역폭메모리(HBM)를 한국이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가운데 모바일 등 세트 신제품 출시로 일반 D램 수요도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HBM에 웨이퍼가 많이 배정돼 일반 D램 공급량이 줄더라도 (HBM의 부가가치가 높아) 오히려 가격 상승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상반기 호실적을 거둔 SK하이닉스는 하반기에도 성장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김웅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의 차기 제품에 탑재될 HBM4(6세대) 샘플이 경쟁사 대비 가장 먼저 출하된 것으로 보이며, 하반기 이후 공급 수량이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관세 폭탄 영향으로 2분기 고전한 현대차는 하반기에도 계속 관세에 발목이 잡힐 가능성이 높다. 최근 미·일 관세 협상으로 일본 자동차의 관세율이 15%로 인하되면서 가격 경쟁력이 약화할 우려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다. 다만 현대차는 경쟁사보다 먼저 가격 인상에 나서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담당 고문은 이날 블룸버그TV에 출연해 "현재 독일 자동차는 일본 자동차에 비해 불리해졌다. 독일에 25%의 관세가 부과되기 때문이다. 한국의 현대차도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미·일 관세 협상으로 일본 관세율이 가이드라인이 됐다"며 "우리가 일본보다 관세율이 1%포인트라도 높아지면 '한국 자동차 산업이 밀린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주가에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완성차 부진 여파로 자동차 부품업계도 험로가 예상된다. 성호재 한국신용평가 실장은 "자동차 부품사는 전방산업에 대한 협상력이 열악해 완성차 업체의 관세 부담 전가 시 수익성에 부정적 영향이 클 전망"이라며 "국내 자동차 부품업체는 5% 미만의 낮은 영업이익률이 이어지고 있어 관세 부담을 흡수할 여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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