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가공식품 어디까지 포함되나...美 정부 논의 착수에 식품업계 긴장

  • 블룸버그 "자사 제품을 정의에서 제외하려는 기업들의 로비있을 것"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미국 보건복지부HHS 장관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미국 보건복지부(HHS) 장관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정부가 만성질환 유발 가능성이 제기된 초가공식품의 정의와 범주를 정립하기 위한 논의에 본격 착수했다. 업계는 정부 기준 마련이 제품 구성과 표시 방식, 연구비 배분 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긴장하는 분위기다.

미국 보건복지부, 식품의약국(FDA), 농무부는 23일(현지시간) 공동 보도자료를 통해 초가공식품에 대한 연방정부 차원의 통일된 정의를 확립하기 위해 필요한 정보와 자료를 수집하고자 공동정보요청(RFI)을 발표한다고 말했다. 해당 내용은 24일 연방 관보에 게재될 예정이다.
 
세 기관은 “현재 미국 식품 공급망에서 초가공식품에 대한 권위 있는 단일 정의는 없다”며 “이번 조치는 식품 투명성을 강화하는 데 중요한 단계”라고 강조했다.
 
초가공식품은 천연 식품을 정제·분해한 뒤 각종 참가물 넣거나 화학적 처리를 통해 가공하는 제품으로 맛과 식감, 보존성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둔다. 과자, 햄, 냉동식품 등이 대표적인 예로 꼽힌다.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보건복지부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슬로건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를 따라 미국 국민 건강을 회복하겠다는 ‘미국을 다시 건강하게(MAHA)’ 캠페인을 추진 중이다.
 
지난 5월 발표된 MAHA 보고서는 초가공 곡물과 고(高)과당 옥수수 시럽이 당뇨병과 소아비만 등의 위험 요인일 수 있다고 지적하며 이에 대한 국가 차원의 연구를 촉구했다.
 
미 정부의 초가공식품 규제 움직임에 발맞춰 일부 기업들도 제품 구성에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코카콜라는 올가을 사탕수수에서 추출한 설탕(cane sugar)을 사용한 신제품 콜라 출시를 예고했다.
 
현재 미국 내에서 유통되는 포장식품의 약 70%가 초가공식품으로 분류되며 어린이들은 하루 섭취 열량의 60%를 초가공식품에서 얻는 것으로 추정된다.
 
정부는 “다수의 과학 연구에서 초가공식품 섭취와 심혈관 질환, 제2형 당뇨병, 암, 비만, 신경 질환 등 다양한 건강 문제 간 연관성이 드러났다”며 “초가공식품 과다 섭취 문제는 MAHA 캠페인의 핵심 요소”라고 설명했다.
 
미국의 초가공식품 정의에 따라 제품 성분 표시 라벨은 물론 연구비 할당 방식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블룸버그는 초가공식품이 무엇인지 규정하는 논의가 “자사 제품을 초가공식품에서 제외하려는 기업들의 강력한 로비를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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