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디스플레이 시장의 한국·중국·일본 경쟁이 일본의 탈락과 한·중 간 경쟁 심화 흐름으로 가고 있다.
일본이 설 자리를 잃어버리고 사실상 무대에서 퇴장하는 사이 한국은 높은 기술력으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중국이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점유율을 잠식하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전체 디스플레이 시장은 중국이 절반을 차지했지만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시장에선 한국이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일본은 과거의 영광이 무색할 만큼 몰락했다.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KDIA)와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 기준 국적별 디스플레이 시장 점유율에서 한국은 33.1%로 전년 대비 0.1%포인트 하락했다. 같은 기간 중국은 2.7%포인트 오른 50.8%를 기록하며 1위 자리를 지켰다. 일본은 1.1%로 전년에 비해 0.6% 줄었다.
OLED 시장은 한국이 67.2%의 점유율로 1위를 유지했지만 전년 대비 6.4%포인트 감소했다. 반면 중국은 7.6%포인트 상승한 33.3%를 기록해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OLED 시장에서 한·중 간 점유율 격차는 47.9%에서 33.9%로 14%포인트 축소됐다.
우선 일본 디스플레이 산업이 침체를 넘어 몰락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1990년대 일본은 가전 산업 부흥과 함께 브라운관 TV, LCD, PDP 등 다양한 디스플레이 기술을 선도했지만 스마트폰, TV가 OLED로 재편되면서 한국에 완패했다. 급기야 일본 주요 디스플레이 회사를 묶어 2012년 출범한 재팬디스플레이(JDI)는 올해 안에 디스플레이 패널 생산공장을 정리하기로 했다.
2000~2010년대 한국은 OLED로 디스플레이 시장을 석권하며 전성기를 누렸다. 하지만 2020년대 들어 중국이 부상하며 위협적인 경쟁자로 올라섰다. 중국 디스플레이 대표 기업 BOE는 LCD에서 이미 압도적 1위이며, OLED 시장에서도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지난해 세계 시장의 약 16%를 차지할 만큼 성장했다.
한국 주요 업체인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수익성이 떨어지는 LCD 시장은 이미 중국에 넘어갔기 때문에 OLED 기술력 격차를 무기로 프리미엄 전략을 구사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중국이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
실제로 중국 BOE는 삼성디스플레이의 첫 OLED 맥북 공급으로 인한 빈틈을 노려 아이패드에 패널 납품을 노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직 TV 패널에서는 경쟁이 안되지만 중소형 OLED 분야에선 한국에 도전장을 던진 셈이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높은 기술력과 품질을 바탕으로 중국의 기세를 누르겠다는 각오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삼성전자의 갤럭시Z 폴드7·플립7 판매량 호조를 바탕으로 하반기 실적 확대가 기대된다. 애플의 폴더블폰 OLED도 단독 수주하면서 갤럭시나 아이폰 중 어느 제품이 많이 팔리더라도 수익성이 확대될 전망이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2분기 실적 부진을 겪었지만 올해 전체로 보면 4년 만의 연간 흑자달성과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증권가에서는 OLED 기술고도화와 OLED의 침투율 확대로 인해 기술 리더십을 가진 LG디스플레이가 하반기부터 양적, 질적으로 실적 상승이 실현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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