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제강은 국내에서 손꼽히는 철강기업이다. 70년 넘게 1600도 넘는 쇳물을 다루며 산업 전반에 쓰이는 핵심 소재인 철을 생산하고 있다. 그래서 대한제강의 워크웨어 사업은 언뜻 보면 이질적이다.
박상목 아커드 팀장은 "극한 작업 환경 속에서 수많은 작업자가 고온·중량물·마찰 등 다양한 위험에 노출돼 일하고 있기에 '안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사내 환경·사회·투명경영(ESG) 프로젝트 때 산업안전 문제의식이 제기된 것도 이런 기업 특성과 현장 상황에서 비롯했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ESG라고 하면 환경 보호나 자원 순환을 먼저 떠올리지만 대한제강은 안전한 작업복을 바탕으로 한 '현장의 안전'이야말로 지속 가능 경영의 출발점이라고 봤다는 것이다.
현장 안전에 관한 의지는 공대를 나온 대한제강 공급망관리(SCM)팀 출신인 박 팀장에게 아커드 총괄을 맡긴 것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산업 현장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이 브랜드를 이끌어야 제대로 된 결과물이 나올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박 팀장은 "출범 초기 '매일 입는 작업복이 안전의식을 높일 수 있다'는 생각 아래 대한제강 작업 환경과 작업자들 요구에 딱 맞는 작업복을 직접 기획·제작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아커드는 대한제강 대표 직속 조직에서 만든다. 그만큼 회사에서 역량을 쏟고 있다. 하지만 출시 초기 내부 구성원들 반응은 긍정적이지 않았다. 실착 테스트나 설문조사에 소극적인 구성원이 많았다. 지금은 다르다.
박 팀장은 "이제는 생산 현장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피드백을 제시하고 개선 의견을 공유하는 등 적극적이고 주도적인 태도를 보인다"며 "최근 설문조사 결과 작업자 97% 이상이 작업복 개선 필요성에 공감하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작업복을 단순한 유니폼이 아니라 스스로를 지키는 중요한 안전장비로 인식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내부 구성원 만족도를 기반으로 경쟁력을 높인 아커드는 최근 안전 사각지대에 있는 소규모 업체로도 눈을 돌렸다. 지난 상반기엔 '아커드 크루' 프로젝트를 통해 6인 이하 소규모 작업팀에 맞춤형 워크웨어를 무상으로 제공하며 작업복이 곧 안전문화 출발점임을 알렸다. 박 팀장은 "아커드는 계속해서 안전 사각지대에 관한 사회적 관심을 촉구하고, 산업안전 문화 개선에 실질적으로 이바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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