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불붙은 공급망 전쟁] 희귀광물 수입 의존하는 민간 기업들…대체 공급망, 자체 제련 속도↑

  • 미중 갈등에 희토류 불확실성 커져

  • 인도·호주·베트남 등 대체 확보 나서

  • 인도→미국→한국 대체망 가시적 성과

  • 인듐·안티모니 등 자체 제련...미국 수출도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온산제련소 내 안티모니 공장을 방문해 생산제품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고려아연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온산제련소 내 안티모니 공장을 방문해 생산제품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고려아연]

미국의 관세 압박에 중국이 희토류(희귀광물) 수출 통제 등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한국 기업들이 샌드위치 신세가 될 위기에 처했다. 반도체, 전기차, 신재생에너지 등 수출을 위해 미국 쪽으로 기울면 희토류 수급에 차질을 빚을 공산이 크다. 민관이 협력해 중국을 대체할 공급망 확보에 주력하는 한편 국내 제련 기업에 대한 지원 확대도 필요한 상황이다. 

18일 산업계에 따르면 중국의 희토류 수출 규제 움직임에 대응해 국내 다수 기업들이 인도·호주·베트남 등으로 공급망을 확대 중이다. 이는 세계적 추세다. 실제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은 인도와 호주가 자국 내 희토류 가공·판매를 위한 합작 투자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다. 특히 인도의 경우 희토류 채굴과 정제 능력 강화에 나서며 우리나라를 포함한 글로벌 반도체·자동차 기업을 상대로 영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인도의 희토류 재활용 전문업체 엑시고는 지난 6월 미국 희토류 정제업체 리엘리먼트와 인도 내 희토류 정제를 위한 협약을 맺었다. 리엘리먼트는 지난해 포스코인터내셔널과 네오디뮴 등 영구자석용 희토류 공급 협약을 체결한 회사다. 인도→미국→한국으로 이어지는 공급망이 구축된 셈이다.

이와 함께 최근 한·베트남 정상회담을 계기로 베트남과의 희토류 선광·제련 협력도 강화될 전망이다. 다만 베트남도 중국처럼 희토류 해외 반출에 엄격해 한국지질자원연구원 등 정부 출연 연구기관 차원의 기술 협력과 공동 연구가 우선 진행될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한국 기업의 희토류 확보는 종합상사들이 제련이 끝난 희토류를 수입하는 형태로 이뤄졌다. 반면 고려아연은 인듐과 비스무트, 텔루륨, 안티모니 등 주요 희토류를 직접 제련해 국내외 기업에 공급하고 있다. 

특히 터치스크린·태양전지 핵심 원료인 인듐의 경우 고려아연이 전 세계 제련소 중 가장 많은 양을 생산하는 핵심 공급망으로 부상했다.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아연 제련 과정에서 나오는 극소량의 인듐을 회수해 생산·판매하는 시스템을 구축한 데 따른 성과다. 

반도체·배터리·방산 핵심 원료인 안티모니도 지난해 3500t가량 생산한 데 이어 올해 증산을 추진한다. 중국산 안티모니를 대체할 추가 공급망 확보를 추진 중인 미국 방산기업들을 겨냥한 조치다. 지난 6월에는 안티모니 20t을 미국에 수출하며 대미 거래 물꼬를 텄다. 

올해 1분기 고려아연의 안티모니 판매량은 971t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으며 매출액은 596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5배 가까이 증가했다. 희토류 제련 등 사업 성과 확대로 고려아연의 상반기 연결 매출은 역대 최대인 7조6582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도 전년보다 16.9% 증가한 5300억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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