鐵퇴 맞는 수출기업··· 관세 품목 추가에 중소업체 곡소리

  • 美 50% 관세 부과 대상 407종 추가

  • 대부분이 국내 중기 수출 제품

  • "조율 자체가 무의미… 계약 무산"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철강 관세 25% 때는 협력사에 5% 공동 부담을 요청하는 식으로 버텼지만 관세가 50%로 오르면서 조율 자체가 무의미해졌습니다. 추가 수출 계약을 위한 구두 협상도 전면 중단했어요. 결국 핵심 계약이 무산됐고 앞으로 수출 계약 자체가 불가능해질 수 있습니다."(인천 소재 철강·알루미늄 제품 수출 업체 대표 A씨)

고율 관세 등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 여파로 국내 중소 부품업체들이 생사 기로에 선 모습이다. 기존 계약 파기는 물론 대미 수출길이 아예 막히는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도미노 타격'이 이어지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철강·알루미늄 함량에 따라 50% 품목관세를 부과할 대상을 407종 추가했다. 추가된 품목은 기계류 및 부품, 자동차 부품, 전자기기 및 부품 등이다.

지정 품목 대부분이 국내 중소 부품업체 수출 제품이라 직격탄이 불가피하다. 충남 천안의 볼트·너트·냉간단조 제조사 대표 B씨는 "이대로 가면 미국 수출이 아예 불가능해질 것"이라며 "가뜩이나 내수 불황으로 지난해에만 매출이 30~40% 줄었는데 수출까지 막히면 이대로 죽을 수밖에 없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자동차 부품 업계는 가격 경쟁력 약화를 가장 걱정한다. 해당 업계 관계자는 "철강과 알루미늄은 차체, 엔진, 전장 부품에 광범위하게 사용된다"며 "품목마다 함량이 상이하기 때문에 비중이 어느 정도인지 세부적으로 따져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결국 비용 상승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봤다. 

전자 업계는 알루미늄 합금 소재가 포함된 스마트 기기와 배터리 케이스 등 분야에서 타격이 있을 것이란 예상이다. 또 냉장·냉동고는 철강 파생제품에 이어 알루미늄 파생제품에도 추가됐다. 지난해 미국의 한국산 냉장고 수입 규모는 16억 달러로 단일품목 기준 최대여서 국내 기업들의 실적 악화가 우려된다. 

철강 소재가 포함된 변압기도 추가 관세 부과 품목에 포함됐다. 대미 수출 확대로 신바람을 내던 효성중공업과 HD현대일렉트릭 등 대기업이 관세 사정권에 들 전망이다.

다만 양사 모두 미국 현지 공장을 운영 중이라 관세 후폭풍을 최소화할 방안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효성중공업은 미국 멤피스, HD현대일렉트릭은 앨라배마에서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 생산돼 미국으로 수출하는 변압기 물량이 많지 않아 타격은 제한적 수준일 것"이라면서도 "관세 영향 최소화를 위해 중장기적으로 현지 공급망 확보에 주력해야 한다"고 봤다.

장상식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 원장은 "철강·알루미늄 파생 제품 추가 절차를 보면 미국 업계가 요청하면 수입 증가 여부 등과 크게 관계없이 (미국 정부가) 수용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결국 이번에 관세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품목이라도 향후 추가 지정될 가능성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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