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7 규제 후 강남 첫 분양 '잠실르엘'…차익 10억에도 '현금동원력' 관건

  • 대출 동원 어려워 현금부자만 진입 가능 전망

서울 시내 아파트 사진연합뉴스
서울 시내 아파트. [사진=연합뉴스]

정부의 6·27 가계부채 관리 강화 이후 강남권 첫 분양 단지인 서울 송파구 '잠실르엘'이 청약에 돌입한다. 고강도 대출 규제 이후여서 이전만큼 경쟁률이 높지 않을 전망이나, 10억원대 시세차익이 예상되기 때문에 현금 부자들 중심으로 '저경쟁·고수익' 구도가 펼쳐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 신천동에 공급되는 '잠실르엘'은 지난 19일 입주자 모집 공고를 내고 오는 29일 특별공급, 9월 1일 해당지역 1순위, 9월 2일 기타순위 1순위 등 본격적인 청약 일정에 돌입한다. 

잠실르엘은 잠실 미성·크로바 아파트를 재건축한 단지다. 최고 35층, 13개동, 1865가구로 이 중 일반 분양 물량은 전용면적 45~74㎡, 216가구다.

분양가 상한제로 전용면적 59㎡ 분양가가 약 16억원, 전용 74㎡ 기준 분양가가 약 18억원 수준으로 책정됐다. 잠실래미안아이파크의 같은 전용 74㎡ 분양권이 지난 5월 28억8200만원에 거래된 바 있어 인근 시세 대비 10억원 수준의 차익이 기대된다. 

강남 입지와 함께 '로또 청약'으로 인해 여느 때 같으면 높은 청약 경쟁률이 예상되지만, 6·27 대출 규제 영향으로 고액 자산가 중심의 경쟁이 나타날 것으로 시장은 보고 있다. 현재 수도권 주택담보대출(주담대) 한도가 6억원으로 제한되면서 자금 조달의 벽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6억원의 대출을 받아도 12억원의 '현금 동원력'이 있어야 청약에 도전할 수 있어 청약 경쟁률은 이전만큼 높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특히 잠실르엘이 내년 1월 입주 예정인 후분양 단지라는 점에서 규제가 바뀔 가능성이 없고, 짧은 기간 계약금·잔금 납부를 해야 하기 때문에 자금조달 부담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전세보증금을 끼고 잔금을 치르는 '소유권 이전 조건부 전세대출'도 막히면서 전세자금을 활용한 자금조달도 불가능해졌다.  

다만 잠실르엘이 '강남권 분양'이라는 상징성 외에도 로또분양 막차 기회라는 희소성까지 더해져 현금 부자들에게는 매력적인 요소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6월 국무회의에서 "로또 분양은 분양가 상한 제한으로 인해 실제 시세와 크게 차이가 발생해 주변 집값을 폭등시키는 원인"이라며 주거 안정 효과보다 당첨만 되면 시세차익을 거둘 수 있다는 인식에 대해 지적한 바 있다. 로또분양에 대한 이익 환수 등 가능성이 거론되는 만큼 올해 하반기가 강남권 로또 분양의 마지막 기회가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잠실르엘 외에도 서초구 방배동 포레스트자이(2217가구)와 반포동 래미안트리니원(2091가구), 서초구 서초동 아크로드서초(1161가구) 등도 하반기 분양이 예상된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대출을 받아서 분양 자금을 마련할 수 없기 때문에 현금 부자들만 청약을 할 수 있고, 이런 이유로 청약 경쟁률은 떨어질 것으로 예측된다"며 "돈 있는 사람만 살 수 있게 됐기에 일종의 규제 부작용으로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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