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다음 달 3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승전(전승절) 80주년 열병식'에 참석하면서 같은 행사에 참석하는 우원식 국회의장과 만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조선중앙통신은 28일 김 위원장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초청에 따라 전승절 기념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곧 중국을 방문한다고 보도했다.
훙레이 중국 외교부 부장조리(차관보)도 이날 브리핑에서 "시 주석 초청으로 26명의 외국 국가원수와 정부 수뇌가 기념활동에 참석한다"며 김 위원장 등 참석자 명단을 발표했다. 다자 외교행사에 참석한 전례가 없는 김 위원장이 중국 열병식에 참석한다면 다자 외교무대 첫 데뷔다.
이 행사에 한국 대표로는 우 의장이 참석한다. 당초 중국 측은 이재명 대통령 참석 의사를 타진했으나 한국은 한·미 관계에 대한 영향 등을 고려해 대통령 대신 국가 의전서열 2위인 우 의장 참석으로 '급'을 조정했다. 국회의장실은 김 위원장의 중국 전승절 참석에 대응해 준비 상황과 계획을 점검하기로 했다.
김 위원장과 우 의장이 같은 장소에 자리하게 되면서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남북 최고위급 인사가 접촉하는 첫 사례가 될지 주목된다. 다만 북한이 '적대적 국가'로 규정한 남한과 대화를 일절 차단하고 있는 상황에서 김 위원장이 우 의장을 만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앞서 2015년 전승절 70주년 행사 때는 박근혜 당시 대통령과 최룡해 북한 노동당 비서가 참석했지만 끝내 조우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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