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미로운 치아백서] 3일 코로나에 3주 앓아눕는 잇몸

유슬미 DDSDoctor of Dental Surgery 사진 유슬미 DDS
유슬미 D.D.S(Doctor of Dental Surgery) [사진= 유슬미 D.D.S]


코로나(COVID)가 기승입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8월 들어 의원급 외래 호흡기 환자 검체에서 확인된 코로나 바이러스 검출율은 6.5%에서 32.0%까지 폭증했다. 
 
치과의사가 느닷없이 코로나에 대해 말하냐고요. 코로나를 앓은 후 잇몸은 적어도 3주간의 시간이 있어야 회복되기 때문입니다. 

깜짝 놀라셨지요. 실은 코로나뿐만 아니라, 감기 등 대부분의 호흡기 질환을 앓은 후에는 잇몸이 예민해집니다. 왜 그럴까요. 

첫째, 구강 호흡입니다. 코막힘이 길어지면서 입으로 숨을 쉬면 타액이 증발하고 산성도가 높아집니다. 침은 입안의 자정(自淨) 시스템인데, 이 흐름이 약해지면 구강 내 나쁜 세균이 증식하는 환경이 쉽게 만들어집니다. 

둘째, 약물과 탈수입니다. 항히스타민 · 감기약 시럽은 구강 점막을 건조하게 만들고, 열과 수면부족까지 겹치면 타액의 점도가 올라가 치태(플라크)가 두꺼워집니다.

셋째, 식습관 변화입니다. 묽은 죽 · 달큰한 음료·간식이 늘고, '몸살이니 대충' 하고 넘어간 칫솔질이 쌓이면 잇몸 가장자리가 먼저 붉어지고 부풀어 오릅니다.

넷째, 미세손상 누적입니다. 기침과 입 벌림이 지속되는 수면은 턱 · 협근의 긴장을 가져옵니다. 아침에 잠에서 깨 보면 밤새 이를 꽉 물고 잤구나 느낄 수 있습니다. 이러한 악습관의 반복은 치아의 미세균열 또는 치경부 마모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호흡기 질환 후에 3주동안은 이렇게 해보세요. 가습기로 실내 습도는 40%에서 60%를 유지하세요. 따뜻한 물을 평소보다 2컵 더 ‘조금씩, 자주’ 마시세요. 칫솔질은 하루 3회, 3분 이상씩 하시고, 적어도 하루에 한번 치실 · 치간 칫솔을 사용하세요. 이 때, 피가 비치더라도 중단하지 말고 부드럽게 지속해주세요. 잇몸이 다시 건강해지면 보통 3일에서 7일 내 출혈이 감소합니다.  

칫솔은 모가 벌어졌으면 아까워하지 말고 버리시고, 혀 클리너도 따로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소금물이나 무알콜성 가글도 도음이 됩니다. 매일 화장실 거울 앞에 서서 스스로 △잇몸의 붉기와 붓기, △치실에 피가 묻는 양, △아침 구취 변화를 체크하는 것은 제일 좋은 자가 점검 방법입니다.  

코 막힘이 풀려도 구강환경은 한 박자 늦게 회복되고, 그 틈에 치태와 염증이 자리 잡습니다. 올 환절기엔 ‘3일 코로나, 3주 잇몸’을 기억하세요. 3주간 관리만 잘해도 출혈은 줄고 구취는 옅어집니다. 만약 출혈이 2주 이상 지속되고 잇몸이 붓고 욱신거리면, 더 늦기 전에 전문가의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가장 빠른 길입니다. 우리 몸이 코로나를 잊어갈 때도 입안은 여전히 회복 중입니다. 그 후 3주가 가을 내내 잇몸을 지키는 분기점이 됩니다.

◆유슬미 D.D.S.(Doctor of Dental Surgery)
서울대학교 치의학 전문대학원 석사
보건복지부 통합치의학 전문의
현 치과의사 겸 의료 전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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