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는 물가에 식비도 줄인다...먹거리 지출, 9년 만에 가장 적어

지난 7월 28일 서울의 한 이마트에 민생회복 소비쿠폰 관련 안내문이 내걸려 있다사진연합뉴스
지난 7월 28일 서울 시내 한 이마트에 민생회복 소비쿠폰 관련 안내문이 내걸려 있다.[사진=연합뉴스]
가구의 먹거리 소비가 9년 만에 가장 적은 수준으로 쪼그라든 것으로 나타났다. 폭염·폭우 등 이상기후에 따른 농축수산물 가격 상승과 가공식품 출고가 인상이 겹치면서 먹거리를 중심으로 한 고물가 현상이 장기간 이어진 탓이다.

1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가구의 식료품·비주류음료 소비지출(명목)은 월평균 42만3000원으로 1년 전보다 1.8% 늘었다. 하지만 물가 상승분을 반영한 실질 소비지출은 34만1000원으로 오히려 1.0% 줄었다. 지출액은 늘었지만 실제 소비 규모는 줄었다는 뜻이다. 같은 기간 식료품·음료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9%였다.

가구의 먹거리 실질지출은 2023년 4분기부터 4개 분기 연속 감소하다 지난해 4분기 1.8% 증가하며 반등한 이후 올해 들어 다시 위축됐다. 1분기 증가율은 0.4%에 그쳤고 2분기에는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지난해 말 환율 급등이 수입 원자재 가격에 반영되면서 식품기업들이 출고가를 잇달아 올린 결과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은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2분기 먹거리 실질 지출액은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9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집계를 더 거슬러 올라가면 2016년 2분기(33만원) 이후 9년 만에 가장 작은 규모다.

식료품·비주류음료는 전체 가계 소비지출에서 약 14%를 차지하는 핵심 항목이다. 필수 지출인 만큼 소비량 자체를 크게 줄이기보다는 더 저렴한 대체품으로 전환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외식 소비가 늘면 식료품 소비는 줄어드는 경향이 있지만 2분기에는 외식 지출도 크게 늘지 않았다. 가구의 실질 식사비 지출은 월평균 35만3000원으로 1년 전보다 0.2% 늘어나는 데 그쳤다. 1분기에는 0.4% 줄었다가 소폭 회복했지만 여전히 둔화된 흐름이다.

고물가가 장기적으로 누적되면서 최근 먹거리 소비 위축으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실제로 식료품·비주류음료 물가 상승률은 2020년 1분기 이후 5년 넘게 전체 물가 상승률을 웃돌고 있다. 이로 인해 올해 2분기 식료품·비주류음료 물가지수는 125.33(2020년=100)으로 전체 소비자물가지수(116.32)를 크게 상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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