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1일)와 전승절 80주년 열병식(3일) 참석차 중국을 방문한 세계 각국 정상들이 중국을 중심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를 비롯한 서방과 대립각을 세우며 결속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1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이날 중국 톈진에서 열린 SCO 정상 이사회 제25차 회의 기조연설에서 회원국을 향한 '선물 보따리' 공세에 나섰다.
시 주석은 이 자리에서 올해 회원국들에게 작지만 실용적인 프로젝트 100여 개를 추진하고 무상 원조 20억 위안(약 4000억원)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SCO 개발은행을 조속히 건설해 회원국 안보·경제 협력을 더 강력히 지지할 것이라고도 했다.
또한 시 주석은 "냉전적 사고방식과 진영 대결, 괴롭힘 행동에 반대해야 한다"면서 미국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이날 "우크라이나 위기는 러시아 공격 때문이 아니라 키이우(우크라이나)에서 서방이 주도한 쿠데타로 인해 비롯됐다"며 서방과 대립각을 세웠다.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는 1일자 사평에서 "SCO 출범 이래 최대 규모의 정상회의에서 (중국이) 강력한 내부 결속력과 국제적 영향력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중국이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을 틈타 미국 주도의 질서에 맞서는 연대를 시도하고 있다"며 "중국은 SCO를 통해 미국의 예측 불가능성에 대한 대안이자 믿을 수 있는 파트너로 자리매김하려는 전략을 펴고 있다"고 분석했다.
시 주석은 SCO 정상회의 개막일인 8월 31일에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등 8개국 정상과 릴레이 회담을 하며 단결과 협력을 촉구했다.
이어 3일 베이징 한복판인 톈안먼 광장에서는 ‘중국 항일 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 80주년’(전승절) 열병식이 열린다. 푸틴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비롯한 26개국 지도자가 참석해 중국 주도로 '반서방' 진영의 세 과시가 예상되고 있다. 특히 중국은 전 세계에 자국의 첨단 군사력을 보여줌과 동시에 북·중·러 정상이 나란히 톈안먼 성루에 오르는 모습을 연출함으로써 미국에 맞서 전략적 위상을 과시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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