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오션은 조선업 1호 중대재해처벌법(중처법) 적용 대상이 될 수 있는 상황에 놓였다. 지난 3일 오전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에서 건조 중이던 해양플랜트 선박 구조물이 무너지며 브라질 국적의 30대 선주사 감독관이 바다에 추락해 숨지는 사고가 발생한 탓이다. 노사가 임금교섭을 최종 타결하고 하루가 지난 후 벌어진 일이다.
한화오션은 지난해에도 사망사고 3건이 발생해 조선업계에서 가장 많은 산업재해가 터지고 있다. 김희철 한화오션 대표는 이날 사과문을 통해 "지난 3일 거제사업장에서 발생한 사고와 관련 조의를 표하고, 재발 방지책 마련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한화오션은 현재 거제사업장 가동을 중단한 상태로, 경찰과 고용노동부가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다. 노동부는 현장에 근로감독관을 보내 외국인이면서 한화오션 소속이 아닌 A씨가 중처법 적용 범위 종사자에 해당하는지 등을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사망자 A씨가 한화오션과 직접적인 고용 계약을 체결한 노동자는 아니지만, 매년 산재 사망사고가 발생하고 있는 점과 이재명 대통령의 중대재해에 대한 엄벌 기조 등으로 한화오션이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본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은 이날 직접 조선소 사업장을 찾아 안전 경영을 다짐했다. 최근 산업계 전반에 안전 경영에 대한 필요성이 커지자 직접 현장을 챙겨 산업 재해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전남 영암의 HD현대삼호 조선소를 찾은 정 수석부회장은 현장을 직접 둘러보며 "안전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가치"라며 "어떤 상황에서도 임직원 생명을 최우선에 두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리더 결정과 행동이 안전 문화 확립에 큰 영향을 미친다"며 "전 사업장에서 중대재해를 '제로'로 만들 때까지 현장 중심 경영을 이어 나가달라"고 덧붙였다.
정 수석부회장은 향후 조선 부문에 5년간 약 3조5000억원 규모의 안전 예산 투입 계획을 발표했다. 해당 예산은 선진 안전 시스템 구축 등에 사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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