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투 장비가 늘어선 활주로 사이로 군악대가 넷플릭스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주제가 ‘골든’을 연주하며 지나갔다. 군복을 입은 아이들은 장갑차 사이를 뛰어다녔고, 상공에서는 낙하산 병들이 색색의 연막을 그리며 고공강하 시범을 보였다. 지난 18일 충남 계룡대에서 진행 중인 ‘2025 지상군 페스티벌’ 현장이다.
올해로 21회를 맞은 이번 행사는 지난 17일 개막해 오는 21일까지 이어지며 협동 전투 시범, 한미 전투 장비 전시, 병영 체험, 태권도 시범 등 57개 프로그램으로 꾸려졌다. 행사장에는 K2 전차, K9 자주포, 수리온 헬기 등 한국형 무기와 미군의 패트리엇 미사일을 포함해 총 39대의 전투 장비가 전시됐다. 지난해에는 114만 명이 방문하는 등 매년 100만 명 이상이 찾고 있다.
육군은 한반도의 긴장이 여전히 이어지는 가운데 방산 수출 세계 6위로 도약한 한국의 위상을 강조하면서도, 이번 행사가 국민과 함께하는 소통의 장이라는 점을 부각했다. 육군 관계자는 "가장 인기 있는 장비는 수리온 헬기"라며 "토요일에는 사전 선발된 일반인 4명이 조종석에 함께 탑승할 예정인데, 60대 참가자도 포함됐다"고 밝혔다.

퍼레이드에서는 군악대 연주와 함께 태권도 시범과 군인들의 K팝 댄스 공연이 이어졌으며, 시민들은 전차 앞에서 기념사진을 남겼고 외국인 관광객들도 어울려 관람했다.
가장 큰 환호는 전투 시범에서 나왔다. 헬기가 저공비행하고 드론은 상공을 날아다녔으며 탱크는 굉음을 내며 전진했고, 낙하산 병들은 연막을 그리며 착지했다. 현대식 무기와 디지털 장비가 위협을 탐지해 타격하는 전투 과정을 현장에서 재연한 것이다.
관람객들의 반응도 이어졌다. 평택에서 온 이혜준(27) 씨는 "평소에는 볼 수 없는 전투 시범이 가장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전역한 지 9년이 지난 이영준(29) 씨는 "군인들이 딱딱하고 무서운 느낌이 있는데, 이곳에서는 먼저 다가와 친절하게 대해주니 친근함을 느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정치적인 이야기일 수 있지만, 지난해 계엄령 사태 이후 특전사 이미지가 좋지 않았는데 오늘 보니 여전히 국민을 지키는 건 특전사라는 것을 이렇게 보여주고 (직접)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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