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절벽·공급과잉에 성수기 효과 못누린 LCC...3분기 실적 암울

아주경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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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업계 최대 성수기인 3분기에도 국내 저비용 항공사(LCC)들의 수익성은 악화될 전망이다. 내수 침체와 10월 역대 최장 추석 연휴를 앞두고 여름철 여행 수요 절벽에 내몰리면서 수요가 둔화된 영향이 크다. 여기에 공급 과잉 이슈 속 치열한 가격 경쟁도 수익성을 떨어뜨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구조적 변화가 동반되지 않으면 LCC 경쟁력 회복은 물론 사업의 지속성도 담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자본시장에 상장된 LCC 3곳(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의 3분기 잠정 매출액은 1조2687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1조2400억원) 대비 2.3%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같은기간 영업이익 전망치는 807억원에서 527억원으로 1년만에 34.7%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업체별로 보면 제주항공의 올 3분기 잠정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4344억원, 16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6%, 63.9%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진에어의 3분기 매출액은 지난해 3분기 대비 소폭(1%) 늘어난 3683억원,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1.8% 줄어든 274억원으로 전망된다. 티웨이항공의 경우 2024년 2분기 이후 5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지만 올 3분기에는 85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하며 어렵게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예상됐다.
 
LCC 업계 관계자는 "여객수요 감소로 단거리 노선 중심의 항공시장 성장률이 둔화되면서 주력 노선이던 동남아, 일본, 중국 등의 성장률이 모두 전년 동기대비 감소세로 전환됐다"면서 "수요는 줄었는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통합 과정에서 발생한 좌석 공급량 유지 규제(90%)로 노선 공급이 늘면서 출혈 경쟁이 심화돼 성수기 효과를 제대로 누리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LCC들의 기재 투입 확대 경쟁과 항공유 정제마진 및 원달러 환율 강세로 비용 지출이 늘어난 것도 수익성을 악화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국토교통부 항공통합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주요 LCC 5곳(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 에어부산, 이스타항공)의 올 7~8월 여객수는 1141만7036명으로 지난해 같은기간(1155만6581명)보다 1.2% 줄었다. 반면 같은기간 좌석공급수는 1296만1836석(2024년 7~8월)에서 1314만8253석(2025년 7~8월)으로 1.4% 늘었다. 공급과잉 상태가 지속되면서 항공사들은 특가 항공권, 할인 이벤트 등을 경쟁적으로 실시하고 있지만 LCC 시장의 구조적 변화가 동반되지 않으면 극복하기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업계는 경쟁력 강화를 위해 자체적인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실제 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은 통합 절차에 들어갔고, 티웨이항공은 대명소노그룹과의 통합 시너지를 위해 '트리니트항공'으로 사명을 변경하고, 항공과 숙박, 여행 수요를 결합한 원스톱 패키지를 선보일 예정이다. 애경산업 매각으로 실탄을 확보할 제주항공은 미국 노선에 특화된 에어프레미아나 사모펀드(PEF)가 운영하는 이스타항공 등을 인수할 가능성이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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