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어지는 수장 '공백'에 발만 동동…국토부 산하기관 인사 지지부진

  • LH·부동산원·HUG·코레일 등 줄줄이 공석…정책 차질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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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교통부 산하 기관장 선임 절차가 늦어지면서 '리더십 공백' 우려가 커지고 있다. 임기 만료, 사의 표명 등으로 기관장이 비어 있는 곳이 늘고 있지만 후임 인선 절차에 들어가지 못하면서다. 업계에서는 리더십 공백이 장기화하면 의사 결정 등 중요한 절차가 늦어지며 정책 집행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국토부 등 관계기관에 따르면 현재 국토부 산하 공공기관 중 기관장이 사의를 표명했거나 공석인 곳은 LH, 한국부동산원, 코레일, SR, 주택도시보증공사(HUG), 국가철도공단, 한국공항공사,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 등이다. 

새 정부 출범 이후 기관장이 공석이거나 임기 만료된 국토부 산하 기관들이 늘어나고 있으나 후임 인선은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다. 

특히 현 정부 주택 정책의 핵심인 LH는 이한준 사장이 지난달 초 사의 표명을 했으나 한 달 넘게 사표 수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임기 만료가 2개월도 남지 않은 상황이지만 새로운 사장을 뽑기 위한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는 아직 구성되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LH가 정부 주택 공급 핵심을 맡고 있는 상황에서 리더십 공백이 길어지면 정책 추진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주임교수는 "LH가 주택 공급 핵심적 역할을 맡은 상황에서 사장 공백이 지속되면 시장의 우려가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LH와 함께 국토부 부동산 정책의 핵심을 담당하는 한국부동산원과 HUG도 사장 공백 상황이다. 한국부동산원은 후임 인선이 지연되며 손태락 원장이 임기 만료 후에도 자리를 지키고 있다. HUG는 지난 6월 유병태 전 사장이 사의를 표명한 이후 3개월째 리더십 공백이 지속되고 있다. 유 전 사장은 2년 연속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에서 '미흡(D)' 등급을 받으며 해임 건의 대상에 오르자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철도 부문 수장도 공백 상태다. 경북 청도 무궁화호 사고로 지난달 사임한 한문희 코레일 사장 자리도 공석 상태이고 이종국 에스알(SR) 사장 역시 지난 6월 사의를 표명했다. 국가철도공단 이성해 이사장도 최근 사의를 표명했으나 아직 사표는 수리되지 않았다. 한국공항공사도 지난 정부부터 공석 장기화가 이어지고 있고, 지난 7월 양영철 전 이사장이 떠난 JDC도 현재 기관장 공석이다.

전 정부에서 임명돼 아직 임기가 남아 있는 기관장들 거취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 당시 한국도로공사 사장으로 취임한 함진규 사장과 이학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은 각각 내년 2월과 6월까지 임기가 남아 있다. 두 사장 모두 국민의힘 계열 정당에서 국회의원을 지낸 정치인 출신이어서 새 정부 출범 이후 기관장 교체 대상으로 언급된 바 있다.

업계에서는 주무 부처인 국토부 장차관 인사가 최근 마무리된 만큼 국토부 내부 인사가 이뤄진 뒤 이후 산하 기관 인사 절차가 시작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내달 당장 국정감사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임추위 구성과 후보자 공모 등에 통상 수개월 소요되는 만큼 올해 내에 인사가 이뤄지기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국토부 산하 기관은 기관 규모는 물론 정부 정책에 있어 핵심적 역할을 담당하는 곳인 만큼 리더십 공백이 길어지면 정책 집행에 있어서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불확실성을 줄이고 정책 속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인선을 서두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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