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반도체주에 대한 외국인 수급이 엇갈리면서 주가 흐름에도 희비가 갈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사자' 행렬 속 주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반면 SK하이닉스는 매도세에 눌려 조정을 받고 있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22~26일) 동안 삼성전자는 4.13% 상승한 반면 SK하이닉스는 4.53% 하락했다. 이 같은 차이는 외국인 수급에서 비롯됐다. 5거래일 동안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1조4686억원 순매수했으나 SK하이닉스는 8713억원 순매도했다.
삼성전자는 외국인 보유 비중이 연일 최고치를 갈아 치우고 있다. 지난 25일 기준 외국인 보유 비중은 51.27%로, 올해 들어 가장 높았다. 지난해 7월 56.48%까지 치솟았다가 고대역폭메모리(HBM) 경쟁에서 뒤처졌다는 평가 속에 49%대까지 주저앉았던 점을 감안하면 반전 흐름이다.
외국인 매수세가 돌아온 배경에는 실적 개선 기대가 자리한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은 11조원으로 전분기 대비 128% 급증할 전망"이라며 "HBM 출하량 급증과 파운드리 적자 축소 효과로 컨센서스를 웃돌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4분기에도 영업이익 12조원 달성이 예상되는 만큼 삼성전자를 반도체 업종 톱픽(Top Pick) 으로 유지한다"며 목표주가를 10만50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KB증권 역시 "하반기 영업이익은 20조8000억원으로, 지난 2021년 하반기 이후 4년 만에 최대치를 달성할 것"이라며 목표주가를 기존 9만원에서 11만원으로 높였다.
반면 SK하이닉스는 단기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되고 있다. 지난 25일 기준 외국인 보유 비중은 55.81%로, 지난 18일 56.26%에서 서서히 낮아졌다. 증권가에서는 "HBM 시장의 선도 지위에도 불구하고 단기간 급등에 따른 부담이 외국인 매도로 이어졌다"는 해석을 내놓는다.
다만 중장기 성장성에 대한 기대는 여전하다. 김광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 영업이익은 11조2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22% 증가할 것"이라며 "HBM4 세대 전환 효과로 내년 영업이익 전망치를 50조1000억원으로 상향했다"고 밝혔다. 목표주가도 기존 36만원에서 44만원으로 22%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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