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자 단속 강화 기조 속에 미국 아이오와주 최대 교육구의 교육감이 불법 체류 및 무기 소지 혐의로 체포됐다.
27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연방 이민세관단속국(ICE)은 지난 25일 아이오와주 디모인 공립 학군의 교육감 이안 로버츠(54)를 불법 체류와 무기 소지 혐의로 체포했다고 밝혔다.
로버츠 교육감은 가이아나 출신 이민자로 불법 체류 상태이며 장전된 권총 및 현금, 사냥용 칼을 소지하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안보부(DHS)는 로버츠를 "범죄 외국인"으로 규정하고 "공공안전에 위협이 된다"고 주장했다.
로버츠 교육감은 1999년 학생 비자로 미국에 입국했으며, 뉴욕 브루클린에서 성장했다. 그는 2000년 시드니 올림픽 육상 국가대표로 출전했고 뉴욕, 볼티모어, 워싱턴DC 등지에서 교육자로 활동했고, 2023년 디모인 교육감으로 임명됐다.
그러나 DHS는 로버츠 교육감이 2020년에는 무기 소지 혐의로 기소돼 관련 혐의를 인정했다고 밝혔다. 미국 내 합법 체류 신분이 없는 사람이 총기를 소지할 수 없다.
그는 지난해 5월 최종 추방 명령을 받았음에도 여전히 교육감직을 수행 중이었다.
ICE는 "이번 사건은 지역 사회에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며 "이 불법 체류자가 취업 허가도 없고 최종 추방 명령이 내려졌으며, 과거 무기 관련 혐의까지 있는데도 고용될 수 있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한편 교육감 체포에 지역 사회는 충격에 빠지며 반발했다. 체포 다음 날 주민 수백 명이 참가한 지지 집회가 열렸고, 아이오와주 교원노조와 디모인 교육노조는 성명을 통해 "그의 구금 소식에 충격을 받았다"며 "그는 모든 학생을 위한 위대한 옹호자였다"고 밝혔다.
디모인 교육위원회는 특별회의를 열어 로버츠의 거취와 학군 운영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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