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주의'로 새판 짠 신세계…유통가 인사 시즌 스타트

  • 신세계, 22개 그룹 계열사 대표 중 36% 물갈이

  • 현대백화점·롯데·CJ 11월~12월 임원 인사 예상

신세계그룹 및 주요 계열회사 그래픽아주경제
신세계그룹 및 주요 계열회사 [그래픽=아주경제]

신세계그룹이 예년보다 한 달 앞당겨 정기 임원 인사를 전격 단행했다. 면세점과 이커머스 등 실적 악화를 겪거나 사업을 재편 중인 8개 계열사 대표를 교체한 반면, 이마트와 신세계백화점은 현 대표 체제를 유지하며 ‘성과주의’를 강조했다.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장기화하는 상황에서 신세계그룹을 필두로 롯데, CJ 등 유통가 연말 인사 시즌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은 지난 26일 ‘2026년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인사는 보통 10월 말에 이뤄졌던 것과 비교해 한 달 이른 시점에 발표됐다. 신세계그룹은 “당면 과제의 신속한 실행과 미래 성장 계획을 앞당기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정용진·정유경 남매가 계열 분리 및 각자 회장 체제를 선언한 이후 처음 이뤄진 이번 인사에서는 주요 계열사 22곳 중 36%인 8곳의 대표가 물갈이됐다. 정용진 회장이 이끄는 이마트 부문에서는 G마켓과 SSG닷컴, 신세계푸드, 신세계건설, 조선호텔앤리조트 5곳의 수장이 교체됐다. 정유경 회장이 이끄는 백화점 부문에서는 신세계디에프(면세점), 신세계인터내셔날, 신세계라이브쇼핑 3개 계열사 대표가 바뀌었다.
 
이번 인사에서는 성과주의 강화 면모가 두드러졌다. 박주형 신세계백화점 대표는 하우스 오브 신세계와 스위트 파크 개점 등 혁신 사례를 인정받아 사장으로 승진했다. 정유경 회장의 남편인 문성욱 시그나이트 대표도 디지털 콘텐츠와 커머스 결합 성과를 통해 사장에 올랐다.
 
반면 부진한 성과를 기록한 계열사는 대표 교체가 이뤄졌다. 대표적인 사례로 면세점 사업을 맡고 있는 신세계디에프 수장으로 이석구 신세계라이브쇼핑 대표를 앉힌 것을 들 수 있다. 신세계면세점은 작년 영업적자 359억원을 냈고 올해 1, 2분기에도 이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 
 
이번 인사에서 ‘젊은 피’의 전진배치도 눈에 띈다. 신임 임원 32명 중 14명이 40대로 전체의 44%를 차지했다. 이에 따라 그룹 전체 임원 중 40대 비중도 16%로 전년 대비 2배 가까이 높아졌다. 1980년생인 서민성 코스메틱1부문 대표, 1985년생 동갑인 이승민 코스메틱2부문 대표와 제임스 장 G마켓 대표 내정자가 대표적이다.
 
신세계그룹이 한 달 빨리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한 가운데 현대백화점그룹, 롯데그룹, CJ 등 유통 기업들의 인사도 이어질 전망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난해와 비슷한 11월 초 임원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에는 정교선 현대홈쇼핑 대표이사가 부회장에서 회장으로 승진해 형인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과 ‘형제경영’ 체제를 강화했다.
 
롯데그룹의 경우 지난해 롯데케미칼을 중심으로 최고경영자(CEO) 21명 교체 등 강력한 쇄신 인사가 단행된 만큼 올해도 실적이 부진한 계열사를 중심으로 고삐 죄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그룹 측은 “11월 말이나 12월 초 중순에 인사가 단행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CJ에서도 11월 말에서 12월 초 인사가 단행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CJ측은 “올해 계열사별 수시 인사를 통해 인사폭이 크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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