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준공 100주년을 맞은 옛 서울역을 통해 서울의 역사를 되짚어보는 전시가 마련됐다. 근대화, 침략과 지배, 분단과 해방, 산업화와 민주화 등 격랑의 역사 한 가운데에 있던 옛서울역은 설렘과 그리움이 교차하는 만남과 이별의 장소이기도 했다.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는 옛 서울역사 준공 100주년을 기념해 11월 30일까지 문화역서울284 전관과 커넥트플레이스 서울역점 야외 공간에서 특별기획전 ‘백년과 하루: 기억에서 상상으로’를 개최한다고 30일 밝혔다.
1925년 경성역으로 개관한 옛 서울역은 1945년에는 광복의 기쁨을 누리는 공간이었고, 이후엔 꿈과 희망을 안고 무작정 상경한 사람들의 정착지였다. 또한 1980년 서울의 봄에는 전국 각지에서 모인 10만여 학생과 시민들이 서울역 광장에 모여 민주화를 외쳤다. 또한 명절에는 보따리를 들고 고향으로 향하는 귀성객들로 가득했다. 2004년엔 복원 사업을 거쳐 복합문화공간 ‘문화역서울284’로 재탄생해 다양한 장르의 문화 예술 교류의 장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번 전시는 옛 서울역의 지난 100년을 돌아보고, 옛 서울역을 현재의 시선으로 새롭게 보며, 서울역의 미래를 상상할 수 있도록 3가지 주제로 구성됐다. 3등 대합실에는 옛 서울역이 갖는 역사적 의미를 담은 주요 사진과 김수자, 신미경, 이수경 등 현대 작가의 예술작품을 선보인다.
1․2등 대합실에는 식당 겸 차점인 과거의 끽다점이 하이트진로, 국순당 등 동시대 브랜드들이 현재적인 식음의 감각을 펼친다. 경성역에서는 조선호텔 경영회사가 창립 이후 처음으로 좌석이 약 30점에 달하는 겸다방(끽다점)을 신설해, 4~5명의 여급(여성 종업원)이 오전 7시부터 11시까지 손님을 응대했었다.

귀빈실과 귀빈예비실에서는 가구 브랜드 ‘이스턴에디션’, 디자인 브랜드 ‘오우르’와 협업해 현대의 가구와 패션으로 옛 서울역이 가진 심미적 공간을 재조명한다. 또한 기차의 1,2등석을 이용하는 여성 승객을 위해 별도로 마련됐던 부인대합실에는 오아시스레코드와 박민준 프로듀서가 서울역을 주제로 선정해 재구성한 윤복희의 ‘바늘과 실’, 나미 ‘가까이 하고 싶은 그대’, 오아시스 악단의 ‘노란 샤쓰 입은 사나이’ 등을 들을 수 있다.
아울러 그동안 외부에 개방하지 않았던 옛 서울역과 신 고속철도(KTX) 서울역사의 연결 통로를 최초로 개방한다. 서울역을 경유하는 고속철도(KTX) 이용 승객은 연결 통로를 거쳐 역사 내에서 문화역서울284로 진입해 전시를 관람할 수 있다. 전시 관람객 또한 문화역서울284 내부에서 연결 통로로 서울역으로 이동해 열차를 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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