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의 두 번 접히는 '트리폴드' 폰이 출시 초읽기에 접어들면서 올 하반기 스마트폰 시장이 '초슬림' 경쟁으로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연내 출시를 앞둔 '갤럭시 Z 트리폴드'의 펼쳤을 때 두께가 삼성전자의 역대 제품 중 가장 얇은 두께인 최대 3.9㎜까지 얇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난 7월 선보인 갤럭시 Z 폴드7의 펼쳤을 때 두께가 4.2㎜였던 것과 비교해 한 층 더 얇아진 셈이다.
앞서 19일 공개된 애플의 '아이폰 에어'는 5.6㎜로 역대 아이폰 중 가장 얇은 제품으로 꼽힌다. 전작인 아이폰16 플러스(7.8㎜)보다 2㎜이상 얇아졌다. 미국 IT 매체 씨넷은 "폴더블폰이 없는 애플에 아이폰 슬림 버전은 고객에게 애플 디자인에 대한 기대감을 다시 불러일으키는 영리한 방법"이라고 평가했다.
스마트폰 시장을 선도하는 두 기업이 '두께 다이어트'에 집착하는 이유는 단순히 디자인 때문만이 아니다. 슬림화가 곧 제조사의 기술력을 가늠할 수 있는 리트머스지이기 때문이다.
인공지능(AI), 광학 카메라 등 고성능 기능이 스마트폰에 계속 추가 될수록 이를 구동하기 위한 대용량 배터리는 필수적이다. 하지만 배터리 용량이 클수록 스마트폰이 무거워지는 동시에 발열 문제가 수반된다. 고속 충전 기술이 발전하고 있지만, 배터리 자체의 지속 시가니 줄어드는 건 스마트폰으로서 취약점일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무조건 얇은 게 능사는 아니다. 얇은 스마트폰일수록 외부 충격과 압력에 쉽게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 아이폰17 시리즈가 출시 일주일도 채 안 돼 '외부 흠집' 논란으로 소비자 불만이 쏟아진 게 대표적이다. 얇으면서도 단단한 스마트폰을 생산하는 게 삼성과 애플이 당면한 기술 과제인 결정적 이유이다.
여기에 중국의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공세도 심상치 않다. 중국 아너의 폴더블폰 '매직 V5'가 대표적이다. 아너에 따르면 매직 V5는 펼쳤을 때 4.1㎜, 접었을 때 8.8㎜ 스펙으로 출시했다. 수치상으로 봤을 때 갤럭시 Z 폴드7보다 0.1㎜얇은 것이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글로벌 폴더블폰 시장의 점유율은 삼성전자가 56%로 과반을 차지했다. 여전히 1위에 머물러 있지만 전년 동기 대비 14%포인트 감소한 수치이다. 뒤이어 화웨이(15%)·아너(10%)·샤오미(6%) 등 중국 기업이 바짝 쫓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AI 등 스마트폰에 구동할 수 있는 웬만한 소프트웨어 기능이 일정 수준에 다다른 상황에서 브랜드별로 차별화할 수 있는 전략은 결국 디자인과 같은 외형적 혁신뿐"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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