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 흥행 결산] '보스' 웃고 '체인소 맨' 달렸다…장르 균형 이룬 추석 극장가

추석 황금 연휴 박스오피스에서 두각을 보인 세 작품 사진각 영화 포스터
추석 황금 연휴, 박스오피스에서 두각을 보인 세 작품 [사진=각 영화 포스터]
추석 황금 연휴가 끝나고 극장가에도 뚜렷한 성적표가 남았다. 세대와 취향을 고루 아우른 작품들이 나란히 흥행을 이어가며 명절 극장가의 다양성을 입증했다.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10월 3일부터 12일까지 약 열흘간 극장가에서는 ‘보스’가 가장 많은 관객을 모았다. 같은 기간 203만명 이상을 동원하며 점유율 32%를 기록, 명절 흥행작다운 존재감을 드러냈다. 조폭 코미디라는 장르적 한계에도 불구하고 배우들의 코믹 앙상블과 가족 단위 관객층의 호응이 맞물리며 ‘명절형 액션 코미디’의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

박찬욱 감독의 ‘어쩔수가없다’는 120만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하며 탄탄한 흥행세를 유지했다. 개봉 3주 차임에도 관객 감소 폭이 크지 않고 꾸준한 회자와 재관람 수요로 장기 흥행의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특유의 블랙코미디적 연출과 배우 이병헌·손예진의 연기 시너지가 극장가에서 안정적인 지지를 이끌었다.

일본 애니메이션 ‘극장판 체인소 맨: 레제편’ 역시 연휴 기간 110만명 이상을 모으며 선전했다. 개봉 3주 차임에도 마니아 팬층의 결집과 N차 관람 열풍이 이어지며 박찬욱 감독의 신작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일본 애니메이션의 꾸준한 저력과 20~30대 중심의 충성도 높은 팬덤이 다시 한번 입증된 셈이다.

이외에도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과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주연의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가 각각 30만명 안팎의 관객을 모으며 연휴 라인업을 채웠다. ‘귀멸의 칼날’은 개봉 두 달 차에도 장기 상영 중이고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는 외화 부문에서 높은 좌석 점유율을 유지하며 꾸준한 관객 유입을 이어갔다.

이번 추석 극장가의 특징은 특정 장르나 규모에 쏠리지 않은 균형형 흥행 구도다. ‘보스’의 가족형 코믹 액션, ‘어쩔수가없다’의 작가주의 드라마, ‘체인소 맨’의 마니아 애니메이션이 각기 다른 관객층을 견인했다. 명절 극장가에서 ‘대작’이라는 개념이 단순한 제작비가 아니라 세대별 공감력과 관람 선택의 폭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10월 전체 관객 수는 약 4089만명으로 지난달(3398만명) 대비 20% 이상 증가했다. 추석 연휴 동안 극장이 다시 ‘공동 관람의 장’으로 기능했다는 점을 입증한 수치다. 극장에서 함께 웃고 울며 영화를 보는 체험의 가치가 여전히 유효함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하반기 극장가는 이 열기를 이어받아 다채로운 신작들이 잇달아 출격한다. 강하늘·김영광·차은우 주연의 코믹 로드무비 ‘퍼스트 라이드’를 시작으로 11월에는 ‘위키드: 포 굿’, 12월에는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아바타: 불과 재’, 글렌 파월 주연의 서바이벌 블록버스터 ‘더 러닝 맨’이 개봉을 앞두고 있다. 코미디, 액션, 뮤지컬 등 장르 스펙트럼이 넓은 만큼, 이번 추석 흥행의 열기가 연말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